안녕하세요, 독자님. 예민한 또 한 사람 인사드립니다. 오늘 편지는 예민한 나를 어떻게 돌보며 살아갈 수 있는지 공부하는 마음으로 써보았습니다.
처음 이 사연을 받고 예민함에 대해 찾아보다가, 내가 예민한지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가 있어서 해봤는데요. 테스트에서 "매우 예민한 사람"이 나왔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HSP(Highly Sensitve Person)이라고 부르는데, 특히 저는 주변 사람의 기분에 대한 부분이나, 쉽게 놀라는 것, 감동을 잘 받는 부분이 일치합니다. HSP는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이라 하니, 저희는 혼자가 아닌가 봅니다.
독자님의 생각대로, 예민한 사람들은 사실 섬세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주어진 자극을 세밀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자극을 해석하고 정리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한편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를 아낀다면 남들이 파악하지 못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이규홍, 정신건강의학신문 칼럼 참조).
마침 HSP에 대한 베스트셀러,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있어서 살펴봤어요. 여기 실린 테스트는 교수님이 자체 개발하셨는데, 7개 이상이면 매우 예민한 편이라 합니다. 저는 17개가 나왔습니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나의 예민함을 업그레이드하는 실질적인 팁을 알려주는 5부였습니다.
책에 따르면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의 에너지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 지인 P가 제게 붙여준 수식어가 있습니다. "소얀님은 일에는 전력, 일상은 저전력이에요". 제 상태를 잘 설명하는 말이라 잘 기억해두었습니다. 예컨대 저는 집안일할 때 양말을 안 개고 서랍에 던져넣는 데요, 아마 본능적으로 살고 싶어서 제 에너지를 선택적으로 쓰나 봅니다.
요즘 저는 제 감정 기복이 심해진 걸 느껴서 우선 일상의 자극점을 줄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앱을 지웠고, 당분간 웬만하면 재택을 하고 있고, 낮에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책과 영상들에서 말해준 해결책과 비슷한데요, 예민한 사람이 기분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잘 자고, 일찍 일어나고, 햇볕을 쬐라고요.
이렇게 아낀 에너지를 가지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하고 싶습니다. 일상의 불안정함이 두려워 무언가를 회피하는 선택은 하고 싶지 않아요. 지난호 편지에서 몇년 뒤 모습에 대한 비밀스러운 소망은 "마음이 평온한 사람"이라고 했죠. 그렇다고 해야 할 도전을 머뭇거리다 놓치고 싶진 않아요. 저는 예민하고 두려움이 많지만 그래도 용감하게 겁먹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번주 제가 골라온 문장 대부분은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과, 책의 저자인 전홍진 교수의 인터뷰 두 편에서 따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김병수 정신과 전문의가 출연한 클립에서 가져왔는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실천방안을 잘 설명한 영상입니다. 예민한 나를 도닥이며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11월 7일,
테스트를 해보고 놀랐던
소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