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팀 동료들과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각자 커리어별로 중요 사건을 요약하고, 여기서 얻은 교훈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지막으로 서로가 갖고 있는 중요한 신념이나 성향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이를 소개했습니다.
이런 시간을 갖게 된 건 2주 전 주간회의가 끝나고 지나가듯이 나온 이야기 덕이었습니다. 가만 보면 서로 업무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준을 갖고 있는듯한데, 그 기준이 서로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고요. 왜 그런 기준이 생겼는지 경험을 알려주면 더 좋겠다면서요.
여섯 명이 자기 이야기를 돌아가며 말하고 나니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습니다. 서로 어떤 경력을 갖고 있었는지 대략 알고 있었지만, 속속들이 들여다보니 드라마가 따로 없었습니다. IT 업계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담이었거든요.
처음엔 어떤 커리어를 갖고 싶었는지. 그러다 이 업계에 어떻게 진입했는지. 힘든 일이 무엇이었는지. 그 사건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정말 힘들었지만 뿌듯하고 짜릿한 순간을 나누기도 했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건도 있었고, 새로운 국면에 나를 다독이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땐 나쁜 일이라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내게 큰 가르침을 알려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는 인생곡선(커리어편)인 셈일까요. 참 올록볼록하다 싶었어요. 멀리서 보기엔 매끄러워 보이지만 가까이 돋보기를 대고 들여다보면, 어느 일 하나 쉽게 풀린 일이 없었더라고요. 몇 주 전 다시 읽었던 장류진 작가 인터뷰에 나온 '진짜 속살을 보면 실제로는 올록볼록에 가깝다'라는 구절이 떠올랐어요.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아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 멋지고 대견해 보였습니다.
혹시 진짜 힘든 순간을 지나고 계신가요. 혹은 실패를 벗어나지 못해 괴로우신가요. 이 시간이 지나고 다서 돌아볼 땐, 지금 시간에서도 새롭게 보이는 이야기가 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