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해봐도 사랑할 수 없을 때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나를 사랑하는 방법, 이라는 말이 조금 피곤하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문장들을 가져왔습니다. 첫 번째 문장 나는 내가 미워도 살 것이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은 아니니까. 사랑말고도 나에게 가질 수 있는 감정은 많다. 놀라움, 대견함, 또는 아무 생각 없음. 꼭 스스로를 사랑해야 가치있는 삶을 사는 건 아니다. (...) 아름답지 않으면 어떤가. 내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어떤가. 나는 내가 미워도 살 것이고 좋아도 살 것이다. 나에 대해 딱히 이렇다할 생각이 없어도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다. 나를 사랑하지도,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는 나를 존중하고 싶다. -김신회, 가벼운 책임 김신회 작가의 신간에서 가져온 문장입니다. 55호에 소개한 반려견 풋콩이와의 문장도 여기서 가져왔었지요. 개인적으로 참 좋았던 에세이입니다. 작가님 신간을 볼때마다 참 좋다, 하는데 신간이 나오면 이를 경신하더라구요. 아마 제 연말 이벤트에 포함될 책 중 하나일거에요. 사랑말고도 나에게 가질 수 있는 마음은 많을 수 있구나, 나라는 동료를 어떻게든 보듬고 살아야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문장 무리해서 사랑할 수 없다면 내 생각, 감정도 맘에 드는것만 쏙 빼서 좋아할 수 없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은 좋은 순간, 기쁘고 행복한 순간의 나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 나를 미워하고, 나의 정말 밑바닥에 있는 감정들까지 그대로 수용했을때 정말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해요. … 내가 정말 싫었고, 분노했던 지점이 뭔지. 무리해서 사랑하려고 하시는 마시고, 나랑 비슷한 남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편해져요. 내가 그렇게까지 무례한 생각을 하거나, 말을 할 수가 없거든요. -짐송, <비혼세: 비혼세배 집밥 해먹기 대잔치 - 52분 45초 경>두 문장 모두 제가 구독중인 유튜브와 팟캐스트에서 가져왔습니다. 아래 문장은 제가 68호의 문장술사에서 소개하기도 했었죠. 나를 너무 사랑하려고, 좋은 부분만 좋아하려고 하지말고 그냥 저런 사람이 있구나, 저런 생각은 마음에 안 드는데, 등등 다양한 생각을 해 보는게 낫겠다 싶네요. 있는 힘껏 미워해보기도 하고, 그냥 저런 사람이 있구나 무덤덤해지기도 하고 말이죠. 세 번째 문장 자아 중독에 뜨끔할 때 타인의 삶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내 삶에도 내리막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실패할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아 또한 현실감 없이 부풀려진 자아인 것이다. (...) 인간만큼 자아 중독인 동물이 없다. 나 혼자서 자꾸 내가 좋거나 나쁘다고 생각해서 뭐하겠는가? 나를 포장하겠다는 욕심과 나에 대한 평가를 관두고 어차피 힘든 인생을 살고 있는 나에게 친절한 행동을 하나 더 하는 게 훨씬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내가 스스로 버겁다고 느껴질때, 나, 라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좀 놓고 사는게 낫겠다 싶었는데요. 해당 칼럼에는 "나 필터로 해석하지 말 것"이라는 문장도 나와있는데요, 안 좋은 필터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고싶을때 되뇌일 문장이네요. 왠지 마지막 부분이 첫 번째 문장과 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네 번째 문장 고유한 것은 맞지만 물론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마땅하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장의 헬로 에브리바디의 운영자 준 한 분의 블로그 포스팅에서 본 문장입니다. 정유정 작가의 신간 소설에 실린 저자의 말이라 합니다. 저는 사람의 고유함에 대해 굉장히 많이 생각하지만, 이를 우월함을 담은 "특별함"으로 포장하기 시작하면 위험해질 수 있겠다 생각이 드네요. 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읽지 않았는데, 저자의 말은 한번 끝까지 읽어보고싶어요. (....) 어제보다 약간 더 벌어진 꽃봉우리와 짙어진 색을 볼 때마다, '이 꽃 한 송이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으니 나도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야지' 라는 생각도 자연스레 듭니다. 꽃은 선물 받을 때도 좋지만, 나를 위해 꽃을 고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슴 설레는지 몰라요. 오늘 잠깐 나가셔서 꽃 하나 사시는 건 어떨까요? 모두 답답하고 힘든 이 시간이 지나고 언젠간 꽃처럼 활짝 필 시간이 오겠지요. 그때까지 우리 어떻게든 잘 살아가보아요! 지난 호에 노잼시기를 나는 방법을 귀뜸해달라 했을때 독자님이 보내주신 글이었습니다. 꽃을 기다리는 독자님의 마음을 읽는게 참 좋았어요. 저는 그동안 식물을 잘 죽이는 편이었고, 꽃도 오래가지 못해서 아쉽단 생각이 들어 한동안 집에 꽃을 들이지 않았거든요. 독자님의 글을 읽다보니 다시 한 번 더 화분과 꽃을 사두고 싶었어요. 당장은 어렵더라도요. 저는 이제 이사를 한 달 앞두고 있고, 그래서 짐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거든요. 새 집에서는 나를 위한 꽃 한송이를 둬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더 많이 꽃을 보며 즐거워해야겠어요. 마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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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