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열흘은 길고도 짧았습니다. 아버지가 항암을 중단했고, 요양병원에 들어가셨습니다. 며칠동안 왜 눈물이 나지 않는지 의아해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눈물이 도저히 참아지지 않기도 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일하고 웃고 떠들다가 두려움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종종 잊어버리고 살지만, 질병도 사별도 죽음도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있더라고요. 힘든 시간을 지나는 분께 무조건 괜찮아질거다, 라고 말하기 조심스럽습니다. 대신, 지금 상황에서 제가 며칠동안 읽었던 글들을 보내드립니다.
제 편지는 당분간 비정기적으로 보내려 합니다. 휴재가 잦은 뉴스레터라,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정원처럼 남겨두는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힘든 시간속에서 혹 보내고싶은 구절들이 떠오르거든 찾아올게요.
...그러니까 뭔 생각이 든다 싶으면 뜨개질을 해. 한 코, 한 코 뜨면서 오늘 하루만 버티는거야. 그렇게 버티다보면 새로운 일도 생기고 새로운 일은 안 생겨도 이 수세미 하나는 생기지
-출처: 미지의 서울 중
여섯 번째 문장
누구나 머리로는 아는 일, 하지만 진심으로 깨닫기는 힘든 일. 바로 오늘을, 지금을 살아야 한다는 것. 지금이 우리에게 주어진 전부이며, 우리가 가진 전부라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적이라는 사실. 그게 동생이 내게 남긴 메시지다. 그 귀한 메시지를 나는 끝까지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지 않고, 죽는 날까지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