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로운 역할을 맡고 낯선 행동을 취한다. 현실의 여러 고민은 잠시 보류된다. 질주가 끝나면 후련함과 약간의 허탈함, 황홀감이 찾아온다. ‘잘 놀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다. 목표 달성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잘 놀았다’가 이루어지면 게임을 하는 목적은 달성된다.
어째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죄다 하찮고 세상의 눈으로 보면 쓸모없는 것들뿐인 걸까. 하지만 이제 나는 쓸모없는 것들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촘촘한 결로 세분되는 행복의 감각들을 기억하며 살고 싶다. 결국은 그런 것들이 우리를 살게 할 것이므로.
생략되는 시간은 정말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결정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에 다다르기 위한 여정은 과연 다다르기만을 위한 시간일까요. 퍼센트로 따지면 적어도 90퍼센트, 어쩌면 95퍼센트 이상일 텐데 이렇게 생략해버려도 되는 걸까요. 무엇보다 특별한 시간과 특별하지 않은 시간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특별하지 않다고 하는 시간은 정말 특별하지 않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