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거라면 함께 아파하기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이번 한 주는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20호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분노레터'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날때 제가 보았던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이번주엔 문장술사 사연은 없었고 대신 독자 후기가 있었어요. 독자님들에 대한 답도 함께 드립니다. 첫 번째 문장 자, 바늘을 치워볼까요? 바늘에 찔리면 바늘에 찔린 만큼만 아파하면 된다. '왜 내가 바늘에 찔려야 했나', '바늘과 나는 왜 만났을까', '바늘은 왜 하필 거기 있었을까', '난 아픈데 바늘은 그대로네', 이런 걸 계속해서 생각하다보면 예술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은 망가지기 쉽다. 43호에서 소개한 기록의 쓸모에서 발견한 문장입니다. 이 문장을 들려주니 반려인은 제가 딱 저런 사람이라며 웃더라구요. 아마 바늘을 만든 쇠를 발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까지 거슬러올라갈 수 있는 인간이라고요. 왜 내가 그랬을까? 라고 자책하는 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자, 이제 바늘 치우러 가봅시다. 두 번째 문장 기댈 수 있는 어깨는 친절하고 세상은 참혹할 정도로 폭력적인 곳이지만 오늘 내가 울며 기댄 어깨는 친절하고 어딘가엔 이런 사람들이 더 있겠지, 좋은 사람들에 대해 써야지. 그러면 세상에 그런 면이 미미하게라도 반영되지 않을까, 하고요. 유퀴즈에 정세랑 작가가 나온 유튜브 클립(1분 30초경)에서 발견한 문장입니다. 제가 소설을 잘 못 읽어서, 작가의 책들은 위시리스트에만 꼽아두고 못 봤는데 "울며 기댄 어깨"라는 부분이 강하게 기억남았습니다. 독특한 세계관 소설을 쓰시는건 알고있었는데, 저런 생각으로 글을 쓰신다니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세 번째 문장 함께 아파해주는 면역력 이 힘든 계절을 견디는 방법은 수많은 나와 네가 하나의 큰 몸이라는 것을 겸허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한쪽이 고통을 호소한다면, 내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해도 함께 아파해주는 새로운 의미의 면역력이 절실한 시대인 것 같다. "반려병"이라는 말이 특이해 연말에 읽었던 책입니다. 저자는 특이한 이유 없이 아픈 체질인데 결국 병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달아서 이런 제목이 붙여진걸로 기억합니다. 이 문장은 저자가 "코로나 시대"를 나면서 덧붙인 생각입니다. 결국 우리는 아슬아슬한 얼음판을 딛고 서있으며, 언제 누가 빠질지 모른다고요. 이런저런 사건을 볼때마다 저는 요즘 "그 고통의 당사자가 나였을수도 있다"고 자주 생각합니다. 그때마다 그 아픔에 공감하려 노력합니다. 타인이니만큼 완전히 공감하기엔 어렵겠지만, 적어도 날선 말을 하는 사람보다 낫지 않을까 해서요. 발행인의 문장 쏟아버린 참깨를 주워담아보자 사실, 나는 내가 피해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서 고통스러웠다. 사람들도 그렇게 물었다. 저는 피해자인가요? 제가 피해자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요? (...) 사실 내가 피해자인지 아닌지조차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착잡함이 가장 심했을때가 이번주 초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해진 마음을 돌봐준 사람들도 있었다. (....)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액션 아이템"이 생기자, 차라리 마음이 편해졌다. 이번주 제가 마음이 쓰였던 사례중 하나가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의 개인정보 사용 의심 사례입니다. 이번주에 조각조각 했던 생각들을, 2016년 진저라는 서비스를 정말 사랑했었고, 그 이후 IT 업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리해 담아두었습니다.(글의 결론이 "기술하고 법 공부는 미리미리 해두자... "가 되었네요.) "내가 피해자인것을 어떻게 증명하는가"라는 문장을 쓰면서 이번 주 무죄 선고가 난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생각났습니다. 독자 후기 문장술사 파트를 처음 봤는데, 문장줍기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변주가 있는 것 같았어요. 너무 잘 읽었습니다. 문장술사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세 개 사연 모두 전달하고 싶은 문장이 많아 비중이 커져 고민되더라구요. 저도 처음 시도하는 코너라 어떤 느낌으로 작성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요 칭찬에 다시 힘내고갑니다:) 늘 좋은 문장들 너무 감사합니다. 영감을 얻는 것이 많아요. 특히 일하는 마음 이란 책을 소개해주셔서 알게 되었는데 참 잘 읽었습니다. 오늘 뉴스레터 주제도 참 좋은데요? 일하는 마음을 여기서 알게 되셨군요! 이전에 말했던 데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저는 제현주님을 사표라는 독립출판잡지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도 좋아합니다. 제 문장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문장 고를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공시생 사연을 신청했던 사람입니다 :)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보내요ㅎㅎ 일주일에 편지 한 통도 가끔은 버거울 때가 있는데, 너무 성심성의껏 문장을 찾아주시고 주변 지인에게까지 문의하셨다고 해서 그 진심이 너무 감사해서 따로 글을 남겨요ㅎㅎ 고맙습니다! 정말로. (감동의 눈물) 좋은 문장이 왜 좋은지 모르고 기록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받고서는 문장이 왜 좋았는지 곱씹고 이유를 찾아보고 있어요. 제가 저를 더 알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오늘의 문장줍기에서 '기록을 하는 건 내가 나를 알기 위해서'라고 이해했어요ㅎㅎ 공감하고 배우고 갑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연에도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실 것 같아요. 일주일의 한 편의 레터도 벅찰 수 있는데 너무 수고롭지 않게 사연도 하나 정도 쓰셔도 좋을 것 같아요. 혹시나 제 사연도 수고로우셨을까봐 하는.... ㅎㅎ
감사합니다. 문장줍기 잘 보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의미를 담은 문장과 소얀님의 진심도요. :)
이 레터가 큰 힘이 되어요 ㅎㅎ
오늘 동생에게도 소얀님의 레터를 전달하려고요 ㅎㅎ
같이 동생의 합격을 기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감동) 문장을 골라두고 제가 주제넘는 문장을 골랐으면 어떡하지, 손톱을 깨물면서 보냈는데요. 힘이 되어주셨고 동생에게까지 전달해주시겠다 해서 감동이었습니다. 말씀하신데로 문장술사 사연은 앞으로 저도 한두개만 다루려 합니다. 지난주 달렸으니 이번주는 쉬어가라는 의미로 다들 문장술사 사연은 접수해주시지 않아서 이번 편지는 여유를 가지고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문장술사 사연을 보내주시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이번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함께 읽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필요한 문장을 추천받고 싶으신가요? SENTENCE PICKER sentencepicker@gmail.com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