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히 기록하는 사람들의 생각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문장줍기의 43호 테마는 "기록"입니다. 정확히 이번에는 기록하는 행위가 글쓰기와 삶에서 갖는 의미를 다뤄봤습니다. 그리고 문장술사 사연이 세 개가 도착했는데, 열심히 답변해보았습니다. 그래서 메일이 좀 길어요. 첫 번째 문장 쓸모의 재발견 어느 날 생각해보니 제가 기록에 집착하는 이유가 제 삶에 레퍼런스가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더라고요. 기록을 통해 삶의 레퍼런스를 수집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저의 기록들은 무쓸모의 수집이자 '쓸모의 재발견'입니다. 다른 이들에겐 쓸데없어 보일지라도 제게 감동을 주는 것들 을 잘 수집해두면 분명 쓸모가 있을 거라 믿거든요. 23호 쯤에서 언급한 기록의 쓸모를 반년이 지나서야 읽었습니다. 그 사이 제 탭은 더 증식했고요. 이 책은 성실하게 기록하고 이를 연결지으려는 마케터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책에서 이 문장을 고른 이유는, 결국 기록은 나만의 자산이며 쓸모는 내가 "발견"했기에 생겨나는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기록이 삶의 레퍼런스가 된다는 말도 좋았어요. 하루를 살면서 관찰한 것들을 옮기고, 이를 생각을 발전시키는 자양분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두 번째 문장 할거면 성실하게 세 번째 문장 나만의 성을 만들기 사회가 힘이 셀수록 개인이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사적 자유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 그저 흘러가는 대로, 되는 대로 가만히가 아니라 '의도적' 으로 살 필요가 있다. 메모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메모는 자신감' 혹은 '자기존중'과도 관련이 있다. 스스로 멈추기 때문이다. 스스로 뭔가를 붙잡아서 곁에 두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장에서 소개한 기록의 쓸모가 직접적인 쓰기의 행복에 대해 다룬다면, 아무튼 메모는 좀더 진지한 글들이 모여있습니다. 고통스럽고 설레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저는 종종 문장줍기 뉴스레터와 글쓰기가 제가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방"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문장에서도 메모가 자신만의 "사적 공간"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생각하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메모라는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장술사 재택근무 팁이 필요한 A님의 사연 "재택근무가 또 2주 연장되었군요. 시무식도 랜선으로 해야하네요. 재택근무로 인해 아기도 봐야하고,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통에 스트레스를 받는 많은 일잘러들에게 힘이 되는 문장 부탁해요. 특히 본인의 셀프 시간관리에 도움이 되는 문장이면 더 좋겠어요!" “빠른 속도를 내고 유지하는 데 익숙한 사람은 속도 줄이기가 어렵기 때문에 장거리 레이스임을 의식하고 속도 줄이는 법을 익혀야 한다 리모트 워크은 능력이 아닌 연습이다(...) 과업의 마감 기한을 명확히 정하고(....)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해가 안 되거나 모호한 부분을 꼭 확인하는 것, 업무 관련된 이슈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말고 공유하는 것, 업무와 얽힌 자신의 감정을 늦지 않게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등이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에 포함된다. 랜선 시무식은 잘 마치셨나요? 재택도 쉽지 않은데,아이까지 돌보셔야 한다니 걱정되는 마음이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이 번아웃이 된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오고 있고(기사 1, 기사 2)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긴 힘든 부분이 많겠다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새길 수 있는 한 마디를 가져왔습니다. 첫 번째 문장은 13호에서 소개한 기사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대신 다른 문장을 인용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계시는 만큼, 기사에 나온 KMN이란 방법론 적용이 어려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한번쯤 기억해두셨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재택근무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번아웃이 온다는 기사를 여러 편 읽었거든요. 두 번째 문장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문장입니다. 재택 근무는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비대면시 저맥략 커뮤니케이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하라는 실질적인 팁도 있었지만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려는 노력 자체가 중요하지 않은가 싶어 최종 문장은 최두옥 님의 아티클에서 가져왔습니다. 미리보기 가능한 링크를 첨부해뒀으니, 한번 확인해보세요. 여기에 직접 인용하진 않았지만, 아이를 돌보며 재택한 분의 사례를 담은 브런치 포스팅도 발견했습니다. 솔직한 팁들이 있어서 A님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링크를 같이 첨부해봅니다. 공시생 동생을 응원하고 싶은 B님의 사연 "공시생 동생이 시험이 얼마 남기 않아 조급해해요. 한 번은 1점 차로, 한 번은 0.5점차이로 떨어져 장수생의 길을 걷고 있거든요. 본인의 처지를 비관하며 낙담하고 문제 하나에 연연해 해요. 물론 제 입장에서는 '조급해하지 마라', '너를 믿어라'라고 응원해주지만 어떤 말도 들리지 않을 것 같네요. 이런 동생에겐 어떤 문장으로 응원할 수 있을까요?" 욕심 안 부리고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이에유 이번엔 비록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가보고싶다. 그 결과가 어찌되든 나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 '열심히 해도 안 될 수 있다.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들도 있으니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하면 할수록, 할 수 있겠단 확신보다 더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던 어느 날, 어떤 위로라도 받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나의 괴로움을 덜어주지 못했던 어느 날. 내가 쓴 것이 분명한 쪽지였다. 나는 그 석 줄의 문장을 소리 내 읽고 또 읽었다. 공시생의 초조한 입장을 감히 헤아리기 어려워서 시험을 준비한 경험이 있는 주변인들에게 조언을 구해봤습니다. 우선 1)페이스 조절을 하는게 중요하다. 2) 그럼에도 너를 믿고 해봐라, 는 말이 간절했다. 라네요. 그래서 첫 번째 문장은 페이스 조절에 관한 내용을 들고왔습니다. 사실 기사 자체는 소리꾼 장사익 선생님이 마라톤 대회 나가신 이야기라 공시생과 상관은 없지만 저 한마디가 마음에 들었어요.. 페이스 조절에 대한 건 반려인의 경험때문이었습니다. 시험 당일날 아침 토하고 시험을 완전 망쳐버렸거든요. 지금까지도 아파서 고생하고요. 그런 실수는 제 반려인 한명으로 족하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나머지 문장은 모두 공무원 준비생이었던 저자가 쓴 책에서 골라봤습니다. 공시생이 작성한 에세이가 궁금해 찾다가 나온 책이었어요. 문장 틈틈이 저자는 "실패한다면, 안되더라도"라는 말을 생각을 지울수 없었나봅니다. 그럼에도 해야겠다, 라고 마음을 다잡는 구절이 인상깊었습니다. 무슨 문장이 되었건, B님같은 언니가 있다면 참 든든하리라 생각합니다. 미약하겠지만, B님의 동생에게 제 응원도 보태봅니다. 복학을 앞둔 대학생 C님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1년 휴학을 하고 올해 4학년으로 복학하는 대학생입니다. 작년 휴학의 시간을 아주 알차고 잘 보냈지만 막상 복학을 하려니, 게다가 돌아가자마자 바로 취업준비를 하려니 두려움 반 막막함 반입니다. 그러한 저에게 어울리는 혹은 위로가 되는 문장이 있을까요?" 그 중 무엇을 중심으로 내 과거를 이야기로 엮을지는 내 선택이다. 내 이야기에 대한 편집권은 오롯이 나에게 있다. 비록 천재는 아닐지 모르지만 만두씨는 탈락과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는 것을 천재적으로 잘한다. 나처럼 혹시라도 못할까 봐, 거절당할까봐, 도전하기 전부터 벌벌 떨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C님, 취업준비를 앞두고 많이 떨리시겠어요. 저는 휴학을 한 학기만 했는데, 저는 딱히 휴학하고 뭘 했는지 생각나지 않았는데 알찬 경험을 하셨다니 부럽습니다. 첫 번째 문장은 구직을 하고 있는 제가 가장 많이 말하는 문장입니다. 32편에도 연말특집 호에서도 인용했는지라 면구스럽지만, 결국 취업이라는 것도 그동안 해온 경험을 엮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기로 한번 장착시켜드리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문장은 앞으로 취업 준비 과정에서 맞이할 숱한 거절에서 의연해지기 위한 자세가 필요하리라 생각해 이 문장을 골라왔습니다. 저자는 돌돌콩이란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이기도 하며, "만두씨"는 저자의 남편을 지칭합니다. 저조차도 이건 잘 못하는데, 툭툭 털고 일어나실 수 있길 바라며 또다른 구직자가 응원합니다. 마감 후기
이번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함께 읽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필요한 문장을 추천받고 싶으신가요? SENTENCE PICKER sentencepicker@gmail.com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