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입사 후 첫 주말근무를 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돌아가며 당직 개념으로 주말에 출근해야 하는데요, 출근길 라떼 한잔 마시며 했던 생각을 풀어보았습니다.
출근길이 지겨워진다니, 인간이란 참 간사해서, 마음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구나 싶어진다. 일 년 전만 해도 이 곳에서 일할 수 있어서 기뻤고,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조사를 겪으며 출근할 수 있어 차라리 감사하다 생각했는데 지겹다 느끼는 순간도 오는구나.
(...) 쉴 수 있는 주말만 바라보며 버티는 사람이고 싶지 않다. 출근길은 영 몸이 무겁다고 생각해 가더라도 오늘 하루 해결한 일이 있어서, 낯선 업무를 그럭저럭 해낼 수 있어서 또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에, 출근길이 가벼워질 수 있다면 작고 짧은 기쁨을 처방하고 싶은 마음이다.
(...) 다음 번 주말출근이 오면, 또 아침에 오랜만에 라떼를 마셔야지. 참고 참았다 마시면 세 배는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 나한테는 아무래도 출근길 라떼 한 잔이 오늘도 출근을 해내기 위해 필요한 나만의 처방전인 셈이다. 마치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는 압정 하나가 있는 것처럼.
행복은 프로젝트가 아니에요. 압정이 많이 깔려 있으면 밟을 확률이 커지잖아요. 행복감을 주는 압정들을 인생에 많이 깔아놓으면 됩니다. 그건 공장에서 찍어내는 게 아니라 스스로 개발하고 찾아야 합니다.(...)우리는 미래에 크고 멋진 게 있을 거라고 상상하고 그걸 향해 가는 ‘과정의 시간’을 희생하는 게 맞다고 세례를 받았어요. 특히 학생들이 그렇죠.
물론 삶은 즐거운 일들로만 채워져 있지 않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행복에 대해 오래 생각할수록 그것은 멀리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 그럴 때 내가 모은 이 순간들은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런 순간들을 지나왔으며, 지금도 지나고 있다고. 그러니 다른 생각 말고 지금 눈앞의 순간을 바라보라고.
살아가는 일에는 목적이 없다. 살아 있으니까 사는 것뿐이다. ‘왜?’ 에 대해 집요하게 생각할수록 마음은 어두워진다. 그보다는 ‘어떻게?’ 에 집중한다. 그럴 때는 이런 작은 기쁨들을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고 보면 이 글에는 지난 해 내가 이 칼럼을 통해 했던 이야기들이 모두 녹아 있는 것 같다. 다행이다. 나의 인생이 현재진행형이라서. 그때 그때 생각하고 느끼고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