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스식 자기소개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을때 참 어렵더군요. 전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잘 하지만 정작 제가 "누구인지" 특정되는 것이 좀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꾸 글에서 저를 숨기는데 익숙해진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늘은이를 잠시 생각해봤던 편지입니다.
6년째 편지를 쓰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다. 심지어 출근하기 싫어 죽겠어서 라떼 겨우 사마셨단 이야기도 늘어놓지만 여기서도 다 드러내지 않는 내 모습이 있고, 그렇기에 나는 한 줄로 명료하게 나를 정의하고, 나를 드러내는 것이 종종 두렵다.
게다가 그 한 마디로 보여주고 싶던 내 모습과,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스스로가 이질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어 망설여졌다. (...)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그 한 줄의 자기소개를 내가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는 것도 나만의 특권이 아닐까 싶다. 내가 살고 싶은 방향으로, 나를 보여주고 싶은 방향으로 영리하게 편집해서 보여줄 수 있는 거니까. 굳이 내가 하기 버거운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 그 모습을 잘 편집해서 보여주다보면, 내가 살고싶은 방향대로 나를 이끌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편집한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세상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이 기록이니까, 원하는 방식으로 기록하고 기억할 자유를 누린다. (...) 뭐 어때, 나는 내가 인생을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억하는 게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