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보는 시간, 과연 줄일 수 있을까요?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요즘 폰 보는 시간이 많아 줄여야겠다 생각했어요. 여기에 필요한 문장들은 대부분 칼 뉴포트의 디지털 미니멀리즘에서 가져왔고요, 69호(쉬어가는 방법)의 문장과 어쩌면 통할지 모르겠어요. 첫 번째 문장 스크린타임이 가져오는 피로감 정직하게 흐르는 건 여기 내 시간뿐.(...)꼭 잘 짜인 광고를 보는것 같은데, 내가 찍는건 1인칭의 끝없는 CCTV.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 초조해지고 우울해지는 느낌?(...) 내 머릿속은 남을 비교하고 있고, 남을 약간 부러워하기도 하고 질투심도 느끼고.(...) 진짜 쉬는게 아니고 정신적 피로감이 쌓이는 느낌? 스크린과 소셜 미디어를 좀 줄여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제가 초조해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페이스북, 뉴스레터, IT 아티클들을 보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내가 혼나는 느낌이고, 손쉽게 스스로를 비하하는 생각의 방아쇠가 켜지곤 했어요. 첫번째 문장들의 구성은 그 생각은 나만 하는게 아니었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장들을 가져와보았습니다. 저는 포스팅은 잘 안 올리는 편입니다. 몇 번 책스타그램도 해보려 했지만 망했습니다.(그래서 제 인스타 주소를 중간에 넣어두었다 뺐습니다.) 그래도 포스팅을 구경하다보면 초조해져요. 두 번째 문장 손을 써서 움직여보기 디지털 도구가 제공하는 손쉬운 딴짓보다 나은 양질의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공허함을 메꾸지 않고 딴짓을 줄이면 생활이 단조롭게 느껴진다.(...)정돈 기간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재발견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당신이 중시하는 특정한 일을 기술이 뒷받침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칼 뉴포트는 "디지털 정돈"이란 방법을 제안합니다. 한 달동안 생활에 필요하지 않은 앱, 기술등을 싹 정리하고 그 중 필요한 것들을 차근차근 들여오길 권합니다. 무엇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생활에 필요없는 부차적인 것"입니다. 이 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한테는 저녁시간에 하는 운동일 것 같아요. 퇴근만 해도 힘이 빠져서 누워서 폰만 보는데, 몸을 움직여봐야겠어요. 세 번째 문장 우리가 빼앗긴 고독 실로 고독은 부산한 정신을 차분하게 다독인다(벤저민 프랭클린) 과거와 현재에 걸쳐 많은 사람들도 정신없는 생활에 고독을 불어넣는 산책을 하면서 비슷한 혜택을 누렸다. ..김사과 작가님의 사과를 먹을 땐 사과를 먹어요, 라는 책인데 그 안에 현대인의 리액션에 대한 책이 있어요. 현대인은 하루종일 리액션이란 걸 하면서 산다고. 리액션은 타인의 욕망에 응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이 행위에 몰두하면 할수록 나 자신의 욕망은 거부되고 잊힐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자는 리액션하지 않는 시간을 꼭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칼 뉴포트는 기술로 연결된 우리가 고독을 빼앗긴 최초의 인류들이라고 합니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왠지 저 구절을 읽는데 "리액션하지 않는 시간"이란 말이 떠올랐습니다. 리액션하지 않는 시간, 나의 욕망을 기억하고 나와 대화하는 시간, 나의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우리는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요. 네 번째 문장 손을 써서 움직여보기 (...)그 결과 우리 역량과 경험 사이에 부조화가 생겼다. 공예를 통해 화면의 가상세계를 벗어나 복잡한 방식으로 물리적 세계와 호응하면 원초적 잠재력을 살릴 수 있다.(...) 손을 쓰지않는 다른 활동으로는 모방하기 어려운 깊은 만족감을 준다. 칼 뉴포트가 대안으로 제시한 "좋은 여가"는 공예, 글쓰기, 산책, 진정한 사교활동 등인데요. 저야 원래 산책과 글쓰기를 좋아했으니, 혹시 다른 이야기가 나올까 싶어 공예 관련 내용을 주의깊게 읽었습니다. 읽다 보니, 가상 세계가 우리의 오감 중 촉각이 제거되는 세상이라는데 공감이 가더라고요. 저는 사실 몸으로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코바늘을 배워보려 했는데, 한 달동안 패턴 하나를 못떴습니다. 결국 실은 같이 배우러간 친구한테 전부 넘겨주었어요. 다시 한 번 주말에 "공방에 다녀볼까"싶어 찾아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물건은 사는게 낫단 생각이 드네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요리인 거 같아요. 잘 만드는 편은 아니지만, 정신을 온전히 요리에만 쏟는 경험을 하는게 즐겁거든요. 다섯 번째 문장 양을 딱 정해두고 해본다면 웹 서핑, 소셜 미디어 확인, 영상 스트리밍에 빠질 특정한 시간을 정해둬라.(...) 저급한 여가 활동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 이 전략을 실행할 때 저급한 여가활동에 드이는 시간의 양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 저녁과 주말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도 된다. 양질의 여가활동으 조금씩 늘려갈수록 자연히 제약의 강도가 세지 것이다. 저는 요즘 아이스크림 한 입, 과자 한 개 정도, 초코첵스도 한 줌 정도는 별 생각 않고 먹어요. 너무 참는것보단 이렇게 먹는게 낫더라구요. 어쩌면 소셜 미디어 시간을 정해두는 일이 과자 먹을 양을 정해두는 것과 비슷하단 생각이 듭니다. 양 자체가 많고 적은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미리 계획해서 먹는게 좀더 중요하겠죠.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여기서 저급하다는 건 말 그대로 여가의 결과물이 좋지 않고 후회가 된단 의미에서 사용된 말입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내가 주의를 기울이느냐, 무작정 흘러가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맥락에서 쓰인듯하니, 너무 속상해하진 마세요. 발행인의 문장 디지털 정돈, 시도는 했었는데 1.가급적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접속하지 않는다. 일단 앱은 지웠다. 2.유튜브앱을 삭제(중지)한다. 누워서 심심풀이 땅콩으로 볼 영상은 보지 않는다 대신 팟캐스트를 듣거나 볼 거면 컴 앞에 3.가능하면 아침 기상 후 한시간/저녁 취침 전 한시간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다. 4.회사 그룹웨어/메신저를 9시 이후 보지 않는다. 5.이메일도 이왕이면 안 봐야겠다. 지메일 앱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책을 지난주에 읽고 다짐했던 제 목표인데요, 일주일 차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유튜브앱 안 보기, 취침 전/기상 후 폰 안 보기, 회사 관련 앱 안 보기 모두 실패했습니다. 유튜브는 중간까지 잘 지키다가 못 참고 한번 앱을 소생시켰더니 에스파 세계관을 전부 공부했습니다. 그래도 유튜브를 안 쓰는 건 효과가 좋습니다. 심심할때마다 유튜브를 보려고 하는데 그때마다 앱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놀랍니다. 이번 뉴스레터를 쓰면서 앱을 잠깐 숨겨두었다가, 다시 켜서 보다가, 마감하면서 다시 숨겨두었습니다. 유튜브와의 밀당은 끝나지 않겠죠. 뉴스레터를 발행해주신는 분들이 구독하고 계신 혹은 추천하는 뉴스레터가 항상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정말 소소한 웃음 포인트는 추천해주신 뉴스레터 모두 제가 구독하고 있는 것들이었고, 다른 뉴스레터보다 매주 오길 기다리는 뉴스레터들이더라고요 ㅎㅎㅎ 저랑 취향이 같으신가봐용*-_-* 처음 이 피드백이 왔을때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몰라요. 구독 리스트로 친밀도를 측정한다면, 저희는 운명의 소울메이트일까요. 팟캐스트도 하나만 구독하지 않듯이 뉴스레터도 하나만 구독하지 않고, 결이 비슷한 뉴스레터는 통하는 구석이 있나봅니다. 좋은 뉴스레터를 또 발견하면 냉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때도 이미 그 뉴스레터가 독자님 구독함에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마감 일지
이번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함께 읽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