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메신저의 1을 보면 겁부터 먹는가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메신저에 글을 쓰는게 두려울 때가 많습니다. 처음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것도, 답장도 무서워요. 이번 호에는 그런 마음을 이기기 위한 문장들을 가져왔습니다. 이번 호에는 오랜만에 문장술사도 있답니다. 첫 번째 문장 진짜 무서운 건 질문이 없는 것이지 두려운 것은 답을 틀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물음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박노해, 걷는 독서소냐에게. 모든 것을, 특히 너 자신의 질문을 물으렴. 경이로워하며 세상을 바라보렴. 경건한 마음으로 세상과 대화하렴. (....) 네가 가진 시시포스의 돌덩이를 저주하지 말렴. 받아들이렴. 사랑하렴. 아, 맥도날드는 좀 줄이려무나. 싫음 말고, 그건 너의 선택이니까. 사실 며칠째 메신저가 조용한 것만큼 무서운 것도 없습니다. 내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정보가 있거나, 관련 업무가 진행되지 않거나, 아니면 메신저가 아예 죽었거나. 첫 번째 문장에 넣은 구절들은 다른 분들이 제게 소개해준 문장들이에요. 위 문장은 회사에서 참여중인 글쓰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다른 동료의 필사 구절에서 가져왔습니다. 저 문장을 보고 질문이 많은 내가, 질문해주는 동료가 고마운거구나 싶어졌습니다. 아래 문장은 독자님이 운영중인 책모임 인스타계정에서 가져왔어요. 저 문장이 인상깊었는데, 아직 책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근데 오늘은 왠지 "시시포스의 돌덩이"가 눈에 들어오네요. 제가 사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모난 바퀴처럼 느껴져서 더 기억에 남나봐요. 돌덩이라도 되면 좋겠네요. 두 번째 문장 용감하게 겁이 나 루시는 여전히 겁이 나. 그러나 겁이 난다는 사실은 하나도 겁 안나. 루시는 지금 아주 용감하게 겁이 나. 그 마음으로 오늘 노래해볼게. 메신저 켜는게 무서워요, 라는 고민을 털어놓았을때 좋은 격려를 들었어요. 영원히 겁이 안 날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행동을 옮기면 된다고요. 왠지 그 말을 들었을 때 저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유월에 보낸 67호에서 소개한 문장이기도 하지요. 겁이 안 날 수는 없겠지만 겁이 날거면 용감하게 겁이 나겠습니다. 메신저 한번 쓰는데 참 결연하지요, 하하. 세 번째 문장 보내면 되지 뭐 둘째, '하면 되지 뭐'라는 말에는 '안되면 말고'의 다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해는 안 하셨으면 합니다. 이것은 '대충해보고 안되면 말고'가 아닙니다. 최선에 대한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체념'입니다. 시작하기도 전에 좌절하지 말고, 뭐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본 뒤에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저 또한 이 말을 매일매일 스스로 읊조리며 업무를 시작합니다. 사실 제가 왜 메신저 보낼때 무서운가 생각해보면 "내가 잘 모른다는 걸 들킬까봐" "안 된다는 답을 들을까봐" 더라구요. 그래서 잘 모르더라도 이걸 인정하고 열심히 해보자, 는 "안되면 말고"가 저한테 필요한 자세가 아니려나 싶네요. 여담으로 제가 속한 메신저 방 중에는 "프로젝트 담소방"이 있는데요. 프로젝트 참가자들끼리 모르는건 눈치 안 보고 서로서로 편하게 물어보는 방입니다. 새삼 그 방을 처음 만들어준 동료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문장술사 자존감을 높이는게 무엇인지 알고픈 독자님 저는 제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보면 자존감을 높이란 답변에 혼란스럽고, 뜬구름 같게 느껴져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인터넷에서 문장을 찾아봐도 다 추상적이라 고민입니다. 사연자분은 조금 더 힘들고, 조금 더 의미있는 길을 택해오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삶의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되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노력하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 그토록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은 늘 삶을 진지하게 대해왔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는 것,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김밥 하나를 먹더라도 맛있게 꼭꼭 씹어 드세요.(...) 음식에 집중하고 맛있게 드시면 좋겠습니다. (...) 제가 권유드리는 건 좋아하는 책을 몇 페이지 읽는다던지 점심시간에 5분 스트레칭하거나. 이루기 어려운 목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어디 가지 않아도 쉽게 할 수 있는 목표고요.(..) 지금 뭘 하려고 하기보단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인정하고 칭찬 많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유독 취약한 상황이나 인간관계가 존재한다. (..) 내가 자극받는 요인들, 그리고 그에 대해 내가 보이는 반응들(행동, 감정, 사고)이 어떤지, 그리고 결국에는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를 생각해보자. 대응카드를 만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 어떻게 건강하게 대처할 것인지 작은 카드에 적어 지갑이나 주머니에 간직하자. -신재형, 나를 사랑하는 힘 자존감 키우기(정신건강의학신문)안녕하세요, 독자님. 오랜만의 문장술사라 반갑습니다. 저도 자존감이 낮은 편인듯 하고,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단점을 극복하려면 자존감을 키워라"는 조언을 들으셨는지 알면 좀더 정확한 문장 처방이 가능하겠습니다만, 일단 제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작성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자존감은 나 자신을 직시하고, 좀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면서 생기는 감정이라 생각합니다. 첫 번째 문장은 제가 생각하는 자존감에 대해 다룬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제가 이두형 전문의의 칼럼을 좋아하는지, 이번에도 정신건강의학신문에서 가져왔습니다. 나머지 두 개의 문장은 정신과 의사분들이 주는 아주 구체적인 조언을 담은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두번째 문장은 일상생활에서 권고하는 자존감에 대한 내용입니다. 나 자신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라, 작은 성취를 해라, 나를 위한 사치를 해라, 나 스스로에게 나쁜 말을 하지 마라 등등. 기본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구체적인 지침처럼 느껴져 가져와봤습니다. 세 번째 문장도 그런데요, 내가 취약한 특정 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대처하는 방식에 대한 의견입니다. 사실 적확한 문장을 찾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자존감을 키우려면 구체적인 성취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내가 무엇을 어느 정도로 잘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는지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고, 이번에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도움이 되셨을까요? 좀더 다른 방향의 문장이 필요하다면 피드백/문장술사 코너에 살짝 귀뜸해주세요. AS할 수 있는 문장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을 읽어볼까했는데 소개해줘서 좋았어요. 의도적인 공백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인데 그래서 명상이 유행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명상에 대한 유행은 실리콘밸리에서도 거세다고 하죠. 저같은 경우 명상은 실패했지만, 어떤 공간에서 좋은 경험을 하는게 좀 효과가 좋다고 느꼈습니다. 예컨데 지난주 일요일에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와서 유물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때 느낀 감정이 굉장히 좋았어요. 지난호에 인용한 "좋은 여가"가 이건가 싶네요. (...)소얀님의 뉴스레터를 읽을 때면 뭔가 저를 돌아보게 되고, 정신이 잠시 쉬어가는 것 같아 편안해져서 메알함에 담겨있는 것을 발견하면 설레고 기분이 좋아져요. 다른 뉴스레터들은 막 많은 정보들을 저에게 쏟아내는 것 같아 조금 피곤한데, 문장줍기는 그런 긴장감에서 해방되는 느낌도 들게 하네요:) 좋은 문장줍기 감사합니다;) 제 뉴스레터가 숙제같지 않고 무언가 "해방되는 느낌", "쉬어가는 느낌"을 준다니 기쁩니다. 저한테도 이 뉴스레터를 쓰는 일은 "읽고 쓰는 소얀"을 가꾸는지라 저한테도 기분좋은 시간인데, 그 에너지가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쓰는 뉴스레터가 독자님에게도 그런 한 줄기 휴식같은 시간이길 바라봅니다. 마감 일지
이번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함께 읽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