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끝에 누가 있을까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한달가량 틈틈히 만나 서로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며 마지막에 편지를 쓰는 수업을 듣고 있어요. 뉴그라운드에서 진행하는 일하는 나를 지키는 글쓰기 수업인데요, 여기서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떠오르는 얼굴"입니다. 오늘의 문장은 문득 떠오르는 얼굴들에 대한 문장입니다. 첫 번째 문장 내 글이 닿길 바라는 사람 그러니까 나에게는 떠올릴 얼굴이 필요했던 것이다. 불특정 다수의, 누구인지 모를, 대체 왜 내 글을 읽 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내 글이 가닿기를 바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얼굴들을 향해서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일하는 마음을 n회독 하면 그때마다 다른 문장이 와닿곤 하는데, 이번엔 왠지 이 문장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제현주 작가님이 글쓰는게 힘들었던 시절에 지인들에게 글을 쓰면서 다시금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뉴스레터를 읽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도 뉴스레터를 쓰는 독자님이 상상이 안 갈때가 있는데, 가끔 만나뵙는 분들의 피드백을 들을때 그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글을 쓰곤 합니다. 그래서 이 문장이 와닿았나봐요. 두 번째 문장 그 얼굴을 그리워하는 오후 읽고 나면 기억 속에서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을 거예요. 그 얼굴을 한없이 그리워하는 오후 정도를 보낼 수 있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그런 그리움을 이야기하기 위해 소설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금희, 읽고 나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을 거에요(채널예스 인터뷰)소설을 잘 접하지 않지만 이 인터뷰를 보았을때 인상깊은 느낌이었습니다. 분명 이 소설은 다정한 글일거야, 란 생각이 드네요. 제 뉴스레터를 혹시 읽고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분들께 문장을 공유해주시면 좋겠다 싶네요. 세 번째 문장 함께 일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어떤 일이라도 항상 사람을 상상하자. 눈앞에 있든 없든 지혜를 짜냅시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일이 아닐지라도 일에는 사람이 있다, 그 끝에 있는 사람과 어떻게 관계맺을지, 그 관계를 어떻게 개선하고 나아가 새롭게 할지 궁리하는 것이 직업의 기본이다. -마쓰우라 아타로, 일의 기본 생활의 기본 아예 이 업계를 떠나 해외로 도피하고 싶을 만 큼 힘든 날일지라도 잔뜩 계약된 출간 리스트를 보면 작 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눈앞에 떠오른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정말 가치 있을 것 같은 기획이라 확신하고 계약서를 내밀던 당시의 내 모습도 기억난다. 그러고는 나만큼 이 책에 애정을 지닌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눈물 한 번 쓱 닦고 참는 것이다. 그래, 행복하지는 않다. 솔직히 말하면 불행에 더 가깝다. 일하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린단 표현이 생각날 때도 있어요. 위 문장은 제게 일의 끝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 라고 읽혔습니다. 그 사람은 나와 함께할 동료일수도, 거래처일수도, 고객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래 문장은 출판편집에 대한 에세이에서 가져왔습니다. 너무 힘든 날에도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눈에 선해서, 눈물을 쓱 닦고 일하게 되는 마음이요. 면면의 과정이 행복할 수는 없지만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겠죠. '메신저 켜는 게 두려울 때'라는 메일링 제목이 꼭 저에게 말하는 것만 같아 다른호보다 더 빠르게 마우스가 움직였습니다. 저는 항상 메신저 켜는 게 두렵습니다. 메신저로 업무와 관련한 많은 연락을 받는데, 메신저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수많은 메시지들이 저를 불안하게 합니다. 어느 책을 보니 인간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많은 불안감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공포영화를 볼 때 화면 구석에서 무서운 장면이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카운트다운을 해주면 하나도 무섭지 않아지는 것처럼요. 저는 이번호에서 '용감하게 겁이 나'라는 게 와닿았습니다. 겁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뭐, 하면 되죠. 용감한 마음 한 스푼을 곁들이면 겁이 나도 겁이 나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늘 좋은 문장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문장 부탁드립니다.
아, 메신저를 향한 제 불안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단 생각때문이었을까요? 제 상태를 적확하게 판단한 글을 또 읽은것 같아 제가 또 주워갑니다:) 독자님의 용기 한 스푼에 제 문장이 0.5스푼이라도 기여하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문장의 마법사님! 평소에 눈팅만 하다가 오늘 문장을 읽고 결코 잊혀지질 않을 기억이 떠올라서 사연을 남기게 되었어요. "하기 싫어도 일단은 하고 보자 감정은 사라지고 결과는 남는다" 라는 문장을 배경화면에 두는 저랑 찰떡궁합. "이전호 문장을 보고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 남았어요. 군대에 있을때 방탄모를 잃어버린적이 있었거든요. 안절부절하는 저를 선임님이 "아쉬운거지"라고 위로해주셨을땐 처음에 병주고 약주는건가? 했는데 이젠 재밌는 추억이 되었어요. 다시 생각해보면 선임님의 말이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별 이야기가 아니고, 결국 어떻게든 해결될거라는". 훈련을 하든, 누가 실수를 하든 아쉬운거지 뭐~ 일단 하고보자는 마인드가 잡힐 수 있었죠. 지금은 다들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네요. 문장술사에 제보를 주셨지만 문장추천이 필요하신건 아니고 사연을 소개하는 것에 가까워서 피드백으로 옮겨두었는데요, 방탄모 잃어버렸을때의 독자님의 당황이 느껴지기도 했고, 저도 실수는 "아쉬움에 가깝다"는 말이 새롭게 다가와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독자님도, 독자님이 부대에서 만난 분들도 잘 지내시길 바라요. 마감 일지
이번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함께 읽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