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이는 문장들 물이 있는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서울에 살고 있으니, 한강을 좋아하게 되네요. 지독한 장마가 간 이후, 한 달 넘게 예쁜 풍경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3주간의 휴재 기간 동안 저도 한강에 자주 들렀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여러분께 보내드리는 편지는 한강에 대한 문장들을 가져왔습니다. 첫 번째 문장 한결같은 행복함을 전달받는 곳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달리며 사람들의 얼굴을 열심히 눈에 담는다. 넉넉한 한강의 품 안에서 행복한 사람들 사이를 스쳐 지나가면서 또 한 주 반복될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광합성을 한다. 6번째 편지에 소개한 "아무튼 계속"의 저자 루틴 김교석 선생님(참고로, "루틴"이라는 수식어는 제가 임의로 붙였답니다)은 하절기 즈음의 일요일 오후에는 항상 한강에 간다고 합니다. 서울에 올라온 뒤 쭉 좋아하는 곳이라며, 언제 가도 그대로인듯한 곳이라 반갑고 고맙다고 합니다. 요즘은 한강공원에 하염없이 앉아 있지는 못하지만, 한강에 나온 사람들의 눈만 봐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날이 예뻐지면 조금 더 눈빛이 밝아지는 것 같아요. 마스크를 뚫고 나오는 즐거움이 느껴져요. 두 번째 문장 나의 감정을 두고올 수 있는 곳 어지러운 마음을 두고 올 수 있는 자신만의 장소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한강에 대한 글들을 검색해보다 발견한 글이었습니다. 반짝이는 한강의 물결을 찍은 사진과 좋은 에세이가 있었던 포스팅이에요. 이렇게 예쁘게 반짝이는 물결에 비친 햇살을 "윤슬"이라고도 부른데요. 해당 브런치 포스팅에 방문해보시면 저자가 찍은 한강의 윤슬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포스팅의 모든 문장이 좋았지만, 저 문장을 고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어지러운 마음을 놓고 올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 한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그런 곳이 되어주는 게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랍니다. 세 번째 문장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곳 이상하게도 한강에서는 한 시절이 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좋은 줄도 모르고 지나는 좋은 시절, 언젠가 돌아보면 그리워질 시간을 내가 지금 지나고 있구나 하고. 19호 편지에 소개했던 김신지 작가님 책에는 계절감이 들어가 있어서 좋습니다. 이전 호에서 인용했던 문장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가만히 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강아지를 바라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노라면, 저렇게 [언젠가 돌아보면 그리워질 시간]이리라 말이죠. 저 말을 읽다 보니, 한강을 지나갔던 좋았던 순간이 떠올랐어요. 발행인의 문장 결혼기념일 즈음 쓴 일기에서 나는 한강을 향하는 것을 좋아한다. 출근길에 한강을 지나는 구간이 있는데, 지하철이 한강을 지날 때면 꼭 눈을 맞추려고 한다. 일 분 정도 반짝이는 한강을 볼 수 있는데, 가끔 내 앞에 아무도 앉지 않으면 한강을 붕 떠가는 특급열차를 탄 것 같다. (....) 9월 말엔 구름이 예뻐 한강을 자주 들렀다. 노을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일몰로부터 한 시간전에 출발하면 대게 한강을 볼 수 있는 곳에 갈 수 있으니까. 이렇게 다짐하고 정작 노을을 제대로 본 시간은 이번주 금요일 말고 없었지만. 그래서 결혼기념일날 반차를 썼을 때, 한강으로 향했다. 유난히 날이 예뻐 "샌프란에 있으면 이런 기분일까, 라고 곧잘 말했던 날이었으니까. 마곡나루역에서 내려 서울식물원을 거쳐, 나들목 위 다리에서 바람을 맞으며 방화대교와 철도가 지나가는 다리를 한참 바라보았다. 연암 박지원 선생이 말한, 좋은 울음터가 있다면 이럴 곳일까. 흩어진 구름들을 보며서 가양대교까지 걷다가, 강변북로의 불이 하나 둘 켜지는 것이 기뻤다. 더 추천하고 싶은 건 네이버 웹툰, 한강 예찬 휴재하는 동안 살펴본 웹툰입니다. 한강 예찬은 웹툰의 제목이자, 주인공 4인방이 자신들의 모임을 칭하는 명칭이기도 합니다. 각자의 이름을 줄인 말이기도 하고, 정말 한강에서 어울리는 시간을 좋아해서 이런 명칭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한강이 여기선 긍정적인 비유로만은 사용되진 않습니다. "겉보기 좋아 보이지만 속은 썩었다"는 문장이 있거든요. 하지만 고민하는 바를 쉽사리 털어놓지 못하는 현실감 있는 이야기가 좋았던 웹툰입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3주만에 돌아온 문장줍기가 마음에 드셨나요? SENTENCE PICKER 헤더 사진 출처: Photo by Arnold Dogelis on Unsplash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