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네에 정착하러 가는 마음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월요일에 이사를 갑니다. 평생 살았던 본가 근처를 떠나서 새로운 동네로 가는지라, 여러 감정이 교차합니다. 오늘은 동네를 떠나는 마음을 위주로 기록해봅니다. 첫 번째 문장 이제는 서울도 여행이겠지 이 글을 쓰는 지금 신도림역 광장에 있다. 파스텔 톤 파란 하늘을 보며 누울 수 있는 의자에서 글을 쓰며 일상여행 중이다. (...)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여행으로 만드는 마음이면 그 어디에 살아도 행복할 듯하다. 남산도서관에는 동네 책방과 연계해 서가를 마련해 두었었는데, 그 곳에서 독립출판물을 뒤적이다가 메모했던 구절입니다. 저자는 상경한 뒤 서울살이가 팍팍할때마다 가고싶은 곳을 여행한다는 기분으로 버텼다고 합니다. 이제 저는 서울을 여행오는 마음 먹듯이 오게 될까요? (저희 동네 사는 직장동료말로는 그렇다고 합니다. 약속이 사당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데요.) 그런것치고는 참새 방앗간처럼 드나들겠지만, 종종 생각날듯합니다. 아직 본가인 후암동과 작별할 준비는 안 되었습니다. 결혼 전까지 꾸준히 갔던 동네 카페 밀영도, 제 영혼 반쪽이 들어간 남산도서관도 아직 인사를 못했습니다. 날 좋은 날 찬찬히 가야겠어요. 서울 여행오듯이요. 두 번째 문장 동네와 작별하는 마음 오랜만에 이사를 준비하면서 나름의 해야 할 일들 목록을 정리했다(...) 동네 구석구석과 이런저런 나름의 작별인사를 나눠야했다. 그러고도 뭐가 그리 어색하고 허했는지, 이사를간 후에도 한동안 퇴근길에 옛 동네를 들러 이전의 퇴근 루트를 따라 들었다.(...) 이사를 간다고 말하는 순간 지금의 일상과 결별하는 마침표를 찍을 것 같았다. 사실 본가와 멀어지는 것 이외 지금 제가 사는 동네에 대해서는 아쉬운게 없는데요, 그래도 동네와 작별인사를 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해봤습니다. 저같은 경우 저희 동네 양조장 미스터리 브루잉에서 좋아했던 맥주 한 캔을 산것. 남편의 경우엔 단골 약국 약사 선생님에게 이사소식을 알리며 작은 케이크 하나를 선물한 것입니다. 위 이야기에서 작가는 단골세탁소에 인사를 못 드린채 이사를 갔고, 두 달 뒤에야 겨우 겨울옷을 싸들고 세탁소에 가서 이사갔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그는 '이틀 전에만 연락을 주면 옷을 처리해주겠다'는 사장님의 말에 비로소 이사갔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이전에 한동네에 있을땐 가을까진 해주지 않으셨기 때문에요. 세 번째 문장 낯선 동네에 정이 들기를 굳이 마음먹고 어디로 가지 않아도 낯선 동네를 산책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면,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왔을 때다. 첫째 날이 정신없이 지나가고 이튿날 짐 정리를 대충 끝내고 나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장 먼저 산책에 나선다. 집을 구하러 왔을 때의 서먹한 기분과는 달리, 정식으로 이 동네와 인사를 나누는 기분이 든다. (...) 그 후에는 모든 '처음'을 하나씩 지워가며 낯선 동네에 차츰 익숙해져 가게 된다. 세 번째 책에는 김신지 저자의 책에서 새로운 동네에 정을 붙이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해두었습니다. 집을 처음 볼 때 서먹하고, 이사 첫날은 정신없지만 이튿날 산책하면서 우리 동네에 정을 붙이게 된다구요. 뒤에 있는 구절은 주제에 맞지 않아 생략했는데 문득 우리 동네가 낯설어지는 순간에 대해 섬세하게 묘사했습니다. 꼭 책을 한 번쯤은 구해보서 읽어보시길 바라요. 이번 이사는 반려인이 주로 준비하고 있는데, 그 동네에 맛있는 보쌈집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보쌈김치 인심이 좋대요. 저도 새로 이사가는 동네에 익숙해지고, 얼른 정을 붙였으면 좋겠습니다. 발행인의 문장 새로운 동네를 찾은 마음 이사를 가면서 한 가지 슬펐던 것은 서울을 떠나는 것이었다. 서울을 떠난다는것을 "밀려난다"는 감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자체보다는 일단 쭉 살아온 후암동에서 멀어지는게 아쉽다. 결혼하고도 본가인 후암동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살았기 때문일까. 후암동이 자꾸 그리울것 같다. 오랫동안 한 동네에 뿌리를 내린다는 것, 내가 살 동네를 정할 수 있는 건 무슨 기분인지 궁금했었다. (....) 내년에 내가 어디에서 일할지 몰라 정착하는 게 두려웠던 내가 이제 뿌리를 내린다고 결심했다.(...) 어느 중간에 나는 이 동네를 떠나게 될까. 아마도 30년까지는 살지 않겠지만, 적어도 몇 년간은 있을 수 있는 동네이기를 바라본다. 새로운 동네를 고르고, 뿌리내렸던 동네인 본가(후암동)를 떠나는 마음을 글로 남겨두었습니다. 부모님 근처를 비로소 떠나는것도 슬프지만, 후암동이란 공간 자체를 떠나는게 아쉬울듯해요. 한편으로는 언덕인생 31년차 사람으로서, 언덕 하나 없는 새 동네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이사를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복잡다단했던 마음과 불안함은 다음번에 풀어둘게요. 이번엔 동네를 새로 옮긴다는 것에 집중해 글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마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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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