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못남이 견디기 힘들때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오늘의 문장들은 잘 하는 사람도 헤매는구나 싶어 기억에 남았던 문장들입니다. 58호(존중하며 버티기), 45호(축적의 시간)과 궤를 잇는 "못난 자신을 견디기"의 연장선상인듯 합니다. 첫 번째 문장 못 쓴 글을 견디는 마음 '못 쓴 자기 글을 견딜 줄 아는 애가 작가로 사는구나' 이슬아 작가는 겸손하게 말했지만, 자신을 견딘다는 그 마음 속에 아주 큰 씩씩함이 들어 있다. 재능 있는 사람은 빛나지만 굳센 사람만이 그늘 속에서도 계속 기회를 일구어나간다. 직업인으로서의 우리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만드는 신비는 매일의 반복 속에 있다. 꾸준히 일하며 우리는 꾸준히 다시 태어난다. 멋있으면 다 언니를 즐겁게 읽었습니다. 위 구절은 작가님이 인터뷰를 한 뒤 덧붙인 코멘트인데요. 이전에 이슬아 작가의 칼럼에서 자신은 숙련된 세탁소 사장님처럼 글을 쓴다, 라는 칭찬이 기뻤다고 합니다. 아마 저 못 쓴 글을 견뎠을때만 그렇게 무던하게 반복해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겠죠. 두 번째 문장 모래알 만한 진실이라도 자랑할 거라곤 지금도 습작기처럼 열심히라는 것밖에 없다.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조그만 진실이라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진실을 말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지만, 열심히라는 것만으로 재능 부족을 은폐하지는 못할 것 같다. 박완서 작가님의 에세이 집에 나오는 문장이래요. 작가님마저 재능 부족이라고 말하면 서러워할 사람이 참 많겠단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마음을 느낄때 참 싫은 기분일텐데 그럼에도 끝내 계속 써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사실 오늘 마감이 되게 힘들었어요. 원래 쓰고싶은 주제가 있는데 아직 제가 소화를 못해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거든요. 이걸 보면서 내가 못할 소리 하다 허튼소리를 하느니 모래알만한 이야기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야겠다고 사심 담아 해석했습니다. 세 번째 문장 별로 안 해서 오십시간이라고? 여전히 떨리고 여전히 또 서먹하고 여전히 무뎌지지 않고 처음같은 조각 수없이 걸어도 낯선길도 있더라고 변함없이 연습 별로 안 했어요, 50시간정도. 단단한 쪽도 나이기에, 무른쪽도 나이기에. 마지막 문장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티키틱 채널의 노래가사에서 따왔습니다. 수현의 노래를 들으면 어쩜 저렇게 모든 노래를 쉽게 부를까 싶었는데,"내가 정말 쉽게 부르는 줄 알았어?"라는 속마음이 전해지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영상을 같이 봐야 재밌습니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곡자의 심정(매일 자르고 붙이고 엎었다!), 촬영 감독의 심정(사실 새벽 세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고)이 사랑스럽습니다. 그런 집착과 고민의 시간이 이 노래를 사랑스럽게 만들었겠죠. 네 번째 문장 썼으니까 버릴 수도 있었겠지 어느 쪽이든, 조력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건 나 자신. 세 쪽짜리 소설이라도 썼으니까 쓰레기통에 처박힐 수 있었던 것이다. 김키미 저자의 책은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다룬 책인데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에서 스티븐 킹의 일화를 말하는데요, 마음에 들지 않아 버렸던 습작을 아내가 발굴해 그의 데뷔를 이끌었던 것처럼 좋은 조력자가 브랜드/혹은 크리에이터에게 힘이 된다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지막 문단이 마음에 들었어요. 뭐라도 썼으니까 실패라는걸 깨달을 수 있었다는 말이요. 마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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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