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ide Month 에 보았던 문장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들어가면서
유월은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Pride Month)입니다. 이번 달을 지나며 제가 눈여겨본 문장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첫 번째 문장 서로의 믿을 구석이 되고 싶어서 “10년 이후에도 한국에서 살아간다고 했을 때, 믿을 만한 사람들이 있어서 희망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을 주면 좋겠어요. 그런 ‘믿을 구석’을 만들어낸다는 느낌이요.” 2년 연속 온라인 퀴퍼 기획을 만들어낸 뉴미디어, 닷페이스 조소담 대표의 인터뷰입니다. 누군가 외로움을 느낄때 이 문장으로 힘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외면했던 이야기를 다뤄주어서 고마운 마음도 더불어 전해봅니다. 두 번째 문장 작지만 값진 승리를 위해서 매일매일 구체적이고 작은 승리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당장 거대한 악을 내가 직접 모두 물리칠 수는 없겠지만 하루하루 작은 차별과 혐오와는 싸워나갈 수 있다. 국가에 소송을 거는 건 무섭지만 회사에 신혼여행 휴가를 요청하는 정도는 할 수 있는 것처럼. 작지만 값진 승리는 내 일상과 직접 맞닿아 있으니 동기부여가 되고, 변화를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어 보람도 크다. 유부레즈 김규진 님은 커밍아웃, 결혼식 준비 그리고 혼인신고 거절 등 자신이 마주한 일련의 이야기를 풀어둔 책을 발간했습니다. 위 문장은 그 책에서 발췌했습니다. 그는 얼마전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발언을 했는데, 어제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저는 이 책에서 결혼에 대한 여러 생각들에 공감이 갔습니다. 그건 제 결혼기념일이 있는 9월에 결혼특집 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 문장 지금 아주 용감하게 겁이 나 루시는 여전히 겁이 나. 그러나 겁이 난다는 사실은 하나도 겁 안나. 루시는 지금 아주 용감하게 겁이 나. 그 마음으로 오늘 노래해볼게. 세 번째 문장은 어제까지 읽었던 산문집에서 따왔습니다. 그가 좋아하는 시(박연준 시인의 작품이었습니다)의 등장인물 "루시"에 스스로를 투영시키며 그가 되뇌이는 말입니다. "용감하게 겁이 난다"는 건, 두려움을 끌어안고 발걸음을 옮기는게 아닐까요. 하루하루 존재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주는 퀴어 친구들에게 이 문장을 바칩니다. 네 번째 문장 나의 모순점을 인지하는 것 ―인간의 나약함, 양면성을 소설로 보여주면서 작가님이 지키고 싶었던 게 뭘까요?
“항상 선하고 옳은 쪽으로 사는 건 힘들고 불편하지만, 어쨌든 그쪽에 가까이 있으려고 노력하는 일.”
―가령 <불과 나의 자서전>을 읽은 사람이 자기 안에 있는 혐오와 배제의 감정을 알게 되면 뭐가 달라질 수 있죠?
“적어도 자신이 무해한 사람이거나 선한 사람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자기도 어느 정도 혐의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이 편지를 쓰는 와중에도 문득 제가 완벽하게 혐오와 배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했던 삽질들이 생각나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소설가 김혜진과의 인터뷰에서 꼽은 문장을 변형해보자면, "항상 선하고 옳을 수만은 없다.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나 또한 무해하거나 선하기만 할 수 없다"는 모순을 인지하는 것이 시작점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열려있는 사람이야, 라는 착각보다 무서운게 있을까 싶어요. 문장술사 한 인연을 떠나보낸 독자님 어쩌다가 이별을 하게 됐습니다. 서로의 삶이 바빠 너무 좋아하지만 이별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삶을 항상 응원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밀려오는 슬픔과 무기력함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에게도 저에게도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문장을 받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내 기도가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당신은 당신의 기도로, 나는 나의 기도로 서로의 삶을 살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류근, 축시 중) 삶의 여정에서 우리 모두는 최선을 다했다. 나아갈 방향이 다르기에 손을 놓아야만 다음을 살아갈 수 있을 뿐이었다. -이두형, 첫사랑과 이별한 당신에게 조심스레 건네는 위로(정신의학신문)내가 알게 된 많은 것들은 항상 '이별'이 알려주었다고 생각해, 자신의 의지로 버릴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버리고 가야 할 때도 있고, 버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잃어버린 것들도 있지. (...) 살다 보면 알게 돼,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바로 그 잃어버린 것들 덕분에 얻은 것이란 걸 독자님의 사연을 읽었을 때,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생긴 이별이라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상대방의 행복 또한 비는 마음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아마 함께할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슬프실 테니, 지금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에 대해 위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첫번째, 두 번째 문장은 모두 한 칼럼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아래 칼럼을 쓰신 분이 위 문장의 축시를 인용했습니다. 첫사랑이라는 상황이 독자님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별을 택한 두분의 마음을 보듬는 문장이라 판단했습니다. 마지막 문장은 지난달 읽었던 소설의 문장에서 가져왔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이별과 상실 속에서 남아 있는 게 있으리라는 대사였어요. 아주 먼 훗날 독자님과 상대방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날이 오길 바랍니다. 독자 후기 생일 축하 받은 A입니다! 항상 무슨 일에서든 소소한 행복을 하루에 채워마시는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살아볼게요! 깜짝 놀라셨겠어요! 그래고 개운하면 그만이죠!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행복을 채워마신다, 는 표현이 좋아 눈여겨봤습니다. 사실 독자님의 포스팅을 찾았는데 사연 당첨되었다고 기뻐해주셔서 저도 기뻤습니다. 참고로, 문장술사 사연은 100% 당첨입니다. 제 답변이 늦을지언정 지나치는 일은 없답니다:) 늘 좋은 문장들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 하루를 마감할 때 보내주신 뉴스레터를 읽다보면 왠지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오늘의 문장도 잘 주워 마음에 담았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점점 더워지는 여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요! 문장을 잘 주워담았다는 표현이 좋았습니다. 사실 중략한 구절도 행복해서 제 머릿속에 쏙 넣어두었습니다. 주말은 유난히 더웠는데 독자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마감 후기
이번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함께 읽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SENTENCE PICKER sentencepicker@gmail.com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