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에 맞는 문장을 골라드려요 들어가면서
격주로 찾아오는 문장술사 사연입니다. 지난 호에서 "마음"에 대한 내용들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관계"에 대한 사연들을 골라보았습니다. |
|
|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더 좋아해주는 그런 말도 안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손을 잡고 있으면 마냥 좋고 웃음만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기적이 나한테 가능해?하는 불안함이 밀려오네요.
|
|
|
독자님, 사랑을 시작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문장에서 행복함과 초조함이 함께 보이기도 해서 응원을 담아드려야겠다 생각했어요.
저는 독자님이 사랑을 시작한 용기를 응원하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예쁜 사랑을 가꿔나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장을 보내드립니다.
|
|
|
사랑은 우리에게 그저 일어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에 빠지기로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
|
|
이 칼럼은 사랑에 빠지는 질문을 주고받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칼럼니스트의 이야기입니다. 원래는 여기 나오는 37가지 질문 리스트를 좋아했습니다만, 오늘은 저 문장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독자님, 두 분이 사랑에 빠진 건 둘이 사랑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이고 그건 독자님이 용기를 내서 그의 손을 잡았기 때문일 거예요. 그 용기를 믿어보시면 어떨까요.
|
|
|
사랑은 활동이다. 내가 사랑하고 있다면 사랑받는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적극적 관심을 갖는 상태에 놓여있다. 내가 게으르다면, 내가 끊임없는 각성과 주의와 활동에 있지 않다면 나는 사랑받는 사람과 능동적으로 관계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
|
|
문장줍기 16호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썼습니다. 그때 문장을 고르면서 사랑은 빠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썼습니다. 서로의 손을 잡은 두 분이 예쁜 사랑을 함께 가꿔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문장을 다시 골라보았습니다. |
|
|
대학 이후 오랜 시간 연애를 하지 않다 30살이 넘어서야 다시 연애라는 것을 하고 있어요.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것이 사랑인지에 대해 계속 의구심이 생겨요. 분명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고 저를 무척이나 아껴주지만 '사랑'이라고 부를만한 관계인지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이 있습니다. 같이 있으면 좋고 이야기가 끊이지 않지만 이 사람이 없다고 하여 제 마음이 불행해지거나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이 고통스러울 것 같지는 않아요. 이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
|
음, 이것은 사랑인가?에 대한 답은 저도 내리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사람 다시 만나기 힘드니까 헤어지지 말아야지" 정도만 아니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지금 꼭 결론을 당장 낼 필요는 없다고 봐요.
답을 좀더 빨리 찾고 싶다면 "이 사랑을 하면서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지, 가장 솔직할 수 있는지, 그 결과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자문해 볼듯합니다.
|
|
|
첫 번째 문장
사랑의 모습은 여러개일 수도 있어요 |
|
|
은근한 불에 오래도록 고아 진하고 슴슴한 맛으로, 늘 일정하고 무리하지 않는 사랑을 한다.
|
|
|
요즘 사랑에는 여러 형태가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꼭 불꽃같고 설레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고 은은하고 편안한 사이도 사랑일 수 있겠다고요.
비슷한 문장이 없나 싶었는데 90호에서 소개한 24계절의 우리에서 발견해보았습니다.
원래 글에서는 화르르 타오르는 연애를 오래 유지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다만 은은하게 오래가는 사랑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이 문장을 골라보았습니다.
|
|
|
새내기 때 필수 과목으로 철학 입문을 들었는데요, 다른 건 잊어버렸지만 알랭 바디우의 이야기 - 사랑은 둘이 하는 것 - 이라는 문장 하나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왠지 독자님의 사연을 보고 이 문장을 생각했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바디우의 사랑 예찬이 인용됩니다. 나름대로 해석해 보자면, 그의 불완전한 모습도 인정하면서, 함께 사랑하고 성장해나가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어지네요.
|
|
|
주변에서 잘 되는걸 보면 제 자신이 조급해져서 너무 힘들고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되네요. 사람을 너무 쉽게 미워하는 것 같아요
|
|
|
사촌이 잘 되면 배가 아프다, 는 속담은 질투심 많은 우리를 대변해주는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오히려 인간이라면 겪을 수 있는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대신 이 질투심때문에 잘 하는 것에 대해 부러워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
|
질투 같은 감정은 청개구리 특징이 있어 찍어 누르면 용수철처럼 더 세게 튀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 질투를 마치 제3의 감정처럼 물끄러미 쳐다보는 연습도 도움이 된다. 처음엔 쉽지 않지만 내 감정을 관객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여유를 갖게 된다.
|
|
|
질투를 오히려 억누르려고 하는 게 내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다는 묘사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외면하면 더 커지나 봅니다. 이를 청개구리 같다 묘사한게 신기하여 가져왔습니다.
칼럼에는 "질투와 불안"은 결국 일하고 성취하기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라는 내용도 있네요. 한번 이 칼럼을 읽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
|
|
열등감이 되어버린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우리 삶이 달라집니다. 질투는 잘 다루면 (...) 성공, 성취의 에너지가 되기도 합니다.
상대를 그냥 인정해버리고 감탄해버립니다(..)
질투 에너지를 성장의 원동력으로 만들어버리세요.(...) 나의 열등감, 질투심을 받아들인뒤 잘할 수 있는 분야을 계발해서 스스로에게 인정받는거에요.
|
|
|
사실 질투는 본능적인 것이고, 질투가 난다는 건 향상심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를 질투하는 일은 무언가 되기를 열렬히 원하는 사람이다, 라는 정문정 작가의 칼럼도 떠오릅니다.
큰일을 작게 쪼개고, 일을 하나하나 쪼개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
|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상실감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요..? 아빠가 아프시다가 저번주 토요일에 일찍 세상을 떠나셨어요. 너무 슬퍼하면 아빠가 슬퍼하실 것 같아 꾹 참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쉽지 않네요. 한없이 보고싶고 만지고싶고 목소리 듣고싶어요. 시간이 지나도 이 슬픔이 나아지지 않으면 어떡하죠. 사후세계라는게 정말 있을까요? 그런게 있다는 게 확실하다면 나중에 아빠를 만나러 갈 수라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 덜 힘들 것 같아요.
|
|
|
독자님,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님이 평안하길 바라봅니다. 감히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얼마나 힘든 마음이실지 짐작 가지 않습니다. 다만, 애도의 시기를 지날 독자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문장을 골라봅니다. 혹시나 이 그리움을 털어놓아, 조금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다른 독자님이 계시다면, 독자님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말을 건네주세요.
|
|
|
메타(전 페이스북) COO인 셰릴 샌드버그는 2015년에 남편과 사별한 경험을 다룬 책 옵션 B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기사는 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은 충분히 슬퍼하시고 아버님을 그리워할 순간이라 생각해요. 자책하지 마시고, 아버님을 충분히 그리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
|
저는 독자님이 아버님을 보내시는 과정을 겪고 계시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억지로 슬픔을 누르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슬픈 일은 슬퍼하는 게 맞을거에요. 슬픔과 그리움의 감정은 2년 가까이 지속될 수 있다고 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아버님에 대한 추억을 나누고, 애틋해하는 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
|
|
마감 일지
- 이번주도 날씨는 더없이 좋네요. 평소 가던 산책로와 반대로 가면 딱 좋은 날입니다.
- 이번주 Lizzo의 신곡 About Damn time(영상)와 AJR의 100 bad days(영상)를 종종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일이 있어도 계속 해야겠지요.
- 쓰고 싶은 글이 많은데 안 써지는 몇 주입니다. 주말이 무척 빨리 가버렸어요. 글빚이 쌓이는 기분입니다.
|
|
|
SENTENCE PICKER sentencepicker@gmail.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