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사연 레터입니다:) 밑줄일기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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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편지도 독자님에게 드리는 저의 답장입니다.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님의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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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은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연애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두 달 남짓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이제 겨우 두 달 만난 건데, 저는 자꾸만 이별을 생각하게 돼요. 상대방에게 전하는 제 마음의 크기가 너무 커서 상대방이 벅차고 부담스러울까 봐 걱정하면서도, 상대방에게도 똑같은 마음의 크기를 갈구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만 애정을 확인 받으려고 하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어쩌면 지난 연애가 실패하게 된 과정을 그대로 쫓으며 밟아 나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이번에는 정말 잘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싶었는데. 세상에는 완벽한 것도, 완벽한 내 편도, 나를 완벽히 받아줄 사람도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제 마음은 왜 그렇지 않은 걸까요? 제가 하고 있는 것은, 제 마음은 과연 사랑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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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님. 제게 사연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연애 전문가가 아닙니다. 주로 무슨 말을 건네야 좋을지 몰라 어색하게 들어주는 쪽이에요. 그냥 지금까지 비슷한 사연을 받았을 때 제가 해 드리고 싶었던 말을 정리해서 알려드릴게요.
우리는 사랑 앞에서 종종 혼란스러워집니다. 결혼 5년차인 저도 남편과 끝을 상상하면 더럭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론 작은 행동에도 참을 수 없이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에리히 프롬을 소개했던 문장줍기 16호에서도 썼던 말인데요, 사실 사랑의 기술을 저술한 에리히 프롬은 사랑에 다섯 번 실패했다고 합니다. 사랑의 기술을 썼길래 사랑의 대가인 줄 알았던 그도 실패했다면, 사랑은 어려운 과제가 맞나 봅니다.
그럼에도 독자님이 저에게 편지를 쓴 건 이 사람과 함께 하겠다는 결심을 지키고 싶어서, 사연을 보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그래서 그 마음이 사랑이 맞다고 생각해요.
우선 새로운 사랑을 온전히 향유하길 바라요. 지금 쌓을 수 있는 추억에 집중하세요. 결말이 어떻게 될지 두려워하지 않고, 소중한 연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보세요. 노을이 예쁜 요즘은 사진도 찍어 보내고, 그 사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결말이 어떻게 되더라도 이 사람을 통해 알게 된 행복은 내 안에 남아있을 테니까요.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봐 두렵다고 하셨죠. 오답노트를 쓰더라도 우리는 틀린 문제는 또 틀리게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삶에서 보통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게 마련이지만, 두 번, 세 번 틀려봐야 깨닫는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오답노트는 덜 괴롭게 작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발전적인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두 분이 자주 대화를 나누셨으면 좋겠어요. 받지 못하는 사랑 때문에 목말라하기보단, 하루의 시작과 끝을 지켜봐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요. 장기적으로 서로가 성장하는 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봅니다. 그런 마음으로 마지막 두 문장을 골라보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위의 편지와 완벽히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은 사람입니다. 이번 한 주도 돌이켜보면, 감정적으로 징징거리고, 급발진해서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문제가 있거나 하면 남편에게 도피하다가 제풀에 화를 내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 편지를 쓰면서 종종 부끄러워졌습니다. 이번 편지를 쓰면서 스스로 맘속에 되새겨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문장은 어째 제 본문보다는 밑에 덧붙여드리는 문장이 좀 더 좋단 생각을 떨칠 수 없네요. 모쪼록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22년 9월 19일,
사랑을 유지하는 건 늘 어려운
소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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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문장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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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장
영화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비록 사랑의 결말이 아프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랑의 순간이 상처는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사랑의 결말만큼이나 중요한 둘이 나누었던 교감과 위로의 가치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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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문장
연애란 그렇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경험 속에서 자신의 아픈 오답노트를 써가는 일이 아닐까요. 소중했던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깨닫게 되고, 소중했던 사람과 싸우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결국 이별하는 경험을 통해 또한 내가 누구인지 깨닫게도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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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문장
내가 사랑하는 그 누군가도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좋은 인연을 만나 가장 자기다운 모습으로 관계 안에서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으면 좋은 거고, 아니면 지금까지처럼 내 삶을 차곡차곡 채워나가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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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문장
좋은 관계를 맺어 최선을 다하고 사랑을 돌려받는 경험을 할 때, 누구든 안정된 파트너십과 지원을 누리며 더 나답게 잘 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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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 사연에 답장 두 편이 왔어요. 두분 모두 지금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해주시네요. 독자님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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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월이면 2년을 꽉 채우는 주니어입니다. 저 역시도 종종 사연자 님과 같은 고민을 할 때가 있는데요. 본인이 희망하는 소비량에 비해 소득이 적을 때 그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독자님은 왜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돈 때문인지, 커리어 때문인지, 회사에서 오는 스트레스인지. 그리고 나서 액션을 취해보세요. 문제를 정확히 알아야 해결 방안도 정확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마주하는 순간이 쉽지는 않겠지만 한번 쯤은 필요한 시간입니다. 물론 당장 문제를 정의 했다 하더라도 해당 문제가 바로 해결 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나의 문제를 정의 하였느냐 그리고 그 문제가 무엇이냐에 따라 기회가 다가왔을 때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번쯤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저도 소얀님처럼 일을 그만두라는 조언은 하지 않겠습니다. 생각보다 돈이 주는 안정감은 크니까요. 일을 하며 새로운 일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만, 역으로 냉정하고 객관적이게 진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쉬운 길은 누구나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니 정말 간절할 때만 하게 되거든요. 불만은 있지만 체력이 없다고 이직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회사를 옮겨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내 마음의 투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냉정히 점처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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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읽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한계를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어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인지, 지금 당장 쉬고 싶다는 것인지 스스로 상태에 대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어보여요! 저는 서른이지만, "할머니가 되어서도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꿈인 사람입니다! 하고 싶은 건 꼭 직업이 아니어도 좋아요. 정말 하찮더라도, 사소한 것이어도 좋으니 (주말 낮에 햇빛쬐며 산책하기라던지, 좋아하는 영화 다운받아서 한강에서 보기) 라던지 등등 꼭 하고 싶은 것이 직업이나 자기계발쪽이 아니어도 좋을 거 같아요!
하고 싶은 걸 그냥 생각날 때 마다 눈 앞에 보이는 메모장에 적어보는 것이지요. 불안감이 다시 엄습해올 때 마다 그 메모장을 다시 펼쳐보면 기분이 좀 나아질지 몰라요! 갈피를 못 잡는 상태는 항상 계획되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오는 불안이기 때문에, 불안해질 때 마다 메모에 적은 행동, 행위들을 하나씩 체크리스트 처럼 해나가다보면 막막했던 마음이 조금은 괜찮아질지 몰라요!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무언가를 시작해도 될지 의문을 품으셨는데, 럼요! 삶에서 정해진 답은 없기 때문에 희망적인 이야기를 본인에게 자꾸 해주는 연습을 해야해요.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렇게 뉴스레터로 답신까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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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쓴 한마디
-이번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을 보았을때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더 이상은 한 명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원래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연속으로 사연을 다루었는데, 다음호는 다시 제 이야기로 돌아올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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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밑줄일기는 어땠나요?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소감도 좋고, 받고싶은 편지 주제가 있다면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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