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일을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나요? 저는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요청할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고 있는 '기획자'라는 직업은 남하고 일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사람들과요. 일을 하면서 남에게 요청하고 그 요청을 관철시키는 일이 아주 많다는 뜻입니다.
알고 있어요. 일을 요청하는 건, 부탁하는 게 아니라는걸요. 그 일을 수락할지는 상대방이 판단하여 걸정하는 것이기에,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왠지 바쁜 사람 붙들고 뭔가 일 하나를 더 얹어주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서 그런가봅니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참 어렵습니다. 왠지 나에게 주어진 일을 잘 못해냈다는 나약한 소리를 하는듯 싶어져서요. 내 밑천이 여기까지라는 걸 직면하는 느낌이다 싶어집니다. 그런데 보통은 도움이 필요하다 느끼면 빨리 요청하는게 답이었습니다. 늦게 말할수록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구요.
이젠 요청할 일이 생기면 빠르고 간결하게 정리해서 찾아가려고 노력합니다. 일이란 결국 적절한 때 적절한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적확하게 소통하는게 전부다 싶습니다. 지금 싫다고 해도 회피하면 결국 하루 뒤의 내가 도와달라 해야겠죠. 마음이 싫어해도 어쩔 수 있나요. 나중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텐데요. 제가 느끼는 불편한 마음을 이길밖에요.
연초에 단단한 삶이라는 책을 읽으며 "잘 의존하는 것도 능력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계속 이 생각을 뉴스레터로 쓰고 싶었는데, 엘르보이스에서 읽은 문장이 좋아서 이 편지를 써야겠다 결심했어요. 아래 문장으로 소개합니다.
사실 그래서 평소에는 혼자 시간보내는 걸 좋아합니다. 본업에서 이미 너무 많이 스케줄 조정을 하고 있어서일까요. 나 혼자 훌쩍 떠나는 여행, 혼자 사부작 사부작 써내도 좋은 뉴스레터, 내 멋대로 만들어도 누가 뭐라 안하는 요리가 좋습니다. 어딘가 나 한명만 노력해서 되는 일이 있다면 그거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3월 26일,
내일 출근하자마자 체크할 것을 생각하다 진저리를 치며,
소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