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건너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이야기 밑줄일기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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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목요일에 올해 초부터 준비했던 기능을 배포합니다. 막바지 마무리 작업 단계라 열심히 버그 잡고 오픈 준비에 필요한 여러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사실 마음 한켠으로 허무하기도 해요. 말했죠, 사실 저는 꺾여도 단단히 꺾인 상황이거든요. 하지만 나와 동료들, 목요일에 세상에 나갈 이 기능을 위해서는, 지금 하는 일들을 잘 마무리해야겠더라고요. 이런저런 상황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세상에 선보인 기능이라고 기억에 남기고 싶어요. 설령 내가 대체되더라도 서비스를 오픈하고 퇴장하더라도 잘 운영되도록 기록을 잘 남기고 인계해주기. 거기까지도 제 역할이겠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저는 계속 IT 회사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싶어요. 계속 일하기 위해 제가 겪은 경험을 최선의 서사로 다시 정의내리는 일. 이 일을 잘 마무리하고, 제가 앞으로 나가기 위해 해내야만 하는 숙제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일이 너무 커서, 혹은 제 거취에 대한 문제라 모호한 단어로 다루곤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문제가 지나가면 다시 가벼운 이야기도 하고 싶어요. 새로 발견한 카페가 꽤 괜찮아서 여섯번째 갔다는 이야기, 집 앞 도서관이 문을 닫아 아쉬웠는데 옆동네로 옮겨 도서관이 새로 열려서 반가웠단 이야기, 요즘 야채 스프 만드는게 재밌어졌다는 이야기. 야장이 참 어울리는 계절이란 이야기, 그런데 야장이란 단어는 올해 처음 알았단 이야기. 부디, 다시 그렇게 소소한 이야기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6월 11일,
소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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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문장
나도 정답은 모르지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환상임을 깨달은 뒤에 하게 된 것이 있다. 나 스스로 내 일에 이름을 부여하는 것이다. (....) 생활의 경제권을 일시적으로 회사에 의존함으로써 톱니바퀴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내 일의 서사까지 위탁해서는 안 된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일'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끌어내려면, 최선을 다해 이 일을 사랑해야 한다. 대체될 존재라고 대체될 존재처럼 생각하고 생각하면 이 굴레를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출처: 염지원, IT 회사로 간 문과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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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장
(...) 무엇을 하고싶은지 생각해보고 질문의 답변을 하나씩 채우는 과정은, 이를테면 각자의 북극성 좌표를 하나 그려보는 일입니다. 그 좌표가 아주 뚜렷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 희미하긴 하더라도 있긴 있어야 내가 찍는 이 점들이 어떻게 연결될지 상상하며 일할 수 있습니다.
-출처: 김나이, 자기만의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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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문장
나를 지키는 건 회사가 아니라 나 자신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회사 명함이 아닌 나로서 내 일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요.(...) 변화와 기회, 그를 통한 경험을 얼마나 많이 해 봤는지, 그것을 통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내가 좀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는지, 내가 느끼는 일의 재미는 무엇인지가 지금 우리가 집중해아 할 '투자' 아닐까요.
-출처: 김나이, 자기만의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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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직을 하고 2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3년의 경력을 가지고 이직을 했는데 다시 신입사원이 되는 기분+중고신입의 부담감으로 주말에도 일을 하고 있어요(...) 입에 다들 '일하기 싫다'와 '그래도 어쩌겠어. 해야지. 일하자!' 라고 서로를 다독이며, 여러 감정이 드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이미 일요일 잠자리부터 '아 내일 출근하면 또 일이 우수수 쏟아질텐데, 하.' 라는 생각으로 어쨌든 출근을 해버렸고 스트레스와 함께 이번주도 또 열심히 살아내보겠습니다. 다들 화이팅!
->일단 걱정하던 과업은 어찌저찌 헤치웠답니다. 독자님도 그러셨을까요? 이번주도 혹시 또 일요일 저녁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이 아니실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저도 지금 내일 해야 할 일을 생각하니 머리가 곤두서는 느낌인데요, 그래도 일단 내일은 '아침에 일어만 나자'라는 마음으로, 이번호를 띄운 뒤 머릿속 셔터를 내리고 잠들어보려 합니다.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괴롭고 외롭지만 견디며 한 발짝 나아가다보면 어느새 단단해진 저를 발견하길 바라봅니다.
->요즘 제 뉴스레터를 관통하는 마음입니다. 사실 나름 괴로운 마음은 20%만 보내도록 자체 검수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제 이야기가 남들에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그런데 오히려 독자님이 '단단해지는 나를 발견하길 바란다'라고 해주셔서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정말이지, 이 시간이 지나면 독자님과 저도 단단해졌으면 좋겠어요.
(....) 어찌저찌 얼레벌레 지나가 보자고 혼자 몰래 다짐하곤 합니다!! 가끔 만나는 좋은 일들도 충실히 기뻐하고 만족스럽게 떠나보내는 일이 드무니.. 안좋은 일도 어찌저찌 하다보면 지나가 있지 않을까요! 얼레벌레 인생 파이팅입니다!
-> 어찌저찌 얼레벌레라는 말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후기였답니다. 항상 모든 일이 유난스럽게 힘들게 느껴질 때마다, 밑줄일기에서 항상 징징이 모드인가 싶기도 한데, 이런 격려를 들을때마다 . 독자님도 저도 이 순간들이 얼레벌레 통과해있길 바라봅니다.
불안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요즘이에요. 저는 '이겨내야지' 되뇌이며 1년을 보내고, 결국 일을 잠깐 쉬기로 했어요. 이겨내야지! 다짐하며 걸어가는 분들, 혹은 저처럼 잠깐 쉬기를 선택한 분들 모두 씩씩하게 여름날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얀님도 화이팅!
-> 이겨내야지, 의 1년도 쉬기로 한 선택도 다 독자님에게 의미있게 남길 바랍니다. 좋은 순간을 보내면서 독자님의 에너지가 다시 차오르길 바랍니다.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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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밑줄일기는 어땠나요?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소감도 좋고, 받고싶은 편지 주제가 있다면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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