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생각해 본다면(2024년 버전) 밑줄일기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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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을 쓰기 전 비슷한 이야기를 어디서 안 했나 걱정되어 글을 뒤져보곤 합니다. 이 이야기를 어디서 했던 건 아닐까 걱정되기도 하고, 시시콜콜한 글감밖에 안 되는것 같지만 계속해서 쓴다면, 어느 순간 제 고유한 글이 만들어지겠죠. 정확하고 다정하지만 질리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 제가 쓰고싶은 글에 대한 24년도 버전 의견입니다.
이번주 문장에는 이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된 문장들도 덧붙입니다. 고유한 이야기가 쌓여서 내가 되어가는 과정을 다룬 글입니다. 그리고 밑줄일기 25호에 쓴 '좋은 에세이'에 대한 생각도 붙여봅니다. 그건 23년도 버전 정도 되어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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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하면 인생이 바뀌고 뇌가 바뀐다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한 시간 읽고 한 시간 쓰면 인생이 바뀐다나. 블로그 성공 방정식을 알려주겠다는 글도, 유튜브도, 각종 전자책도 발에 챈다. 글쓰기를 통해 무언가를 증명하고 싶은 사람들이 칼날을 벼리듯 오늘도 글을 다듬겠지.
그런데 사실 나는 겨우 내가 되기 위해 쓴다. 글 앞에 비장한 각오를 붙이려 해도 실패한다. 꾸준히 읽고 쓰겠노라 다짐하지만 다른 야심가들을 닮을 수 없다.
고백하자면 글이 나를 오롯이 담도록 실천하는 일만 해도 정말 어렵다. 어떻게 쓰면 나는 대단한 사람으로 비치기도, 천하의 몹쓸 년이 되기도 한다. 과대평가하지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도 않는 게 얼마나 어렵던지.
(...)
그들이 쓰는 글은 같은 주제를 가지고 반복하지만, 질리지 않는다. 그들이 쓰는 글도 키워드도 제각기 다르지만, 자신이 살아가며 실천한 이야기를 꾸준히 담는 사람들이 주는 울림이 있다.
나 또한 같은 이야기도 정확하고 다정하게, 질리지 않게 변주하는 사람이고 싶다. 내 삶을 지나치게 확대하지도 축소하지도 않기를. 기왕이면 비슷한 이야기도 즐겁게 오랫동안 건네보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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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문장
아름답고 훌륭하게 잘 쓰는게 아니라 유감없이 충분하게 잘 쓰고 싶다. 기능 말고 마음으로, 타인의 평가 말고 나만의 중심을 지키며 잘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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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장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서사입니다. 성장과 좌절이 진실하게 누적된 나의 기록은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입니다. 나무의 나이테가 그러하듯 서사는 결코 급조될 수 없습니다. 오직 시간과 진정성으로 만들어집니다.
-출처: 송길영, 시대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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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문장
글을 쓰다보면 보여지는 삶이 아닌 나를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휘둘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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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문장
에세이는 누구나 쓰는 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에세이가 누구나 쓰는 글이기에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전해주는 낯설지만 진솔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글이 진솔하면서, 쉽게 읽히게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가요.(....)
좋은 에세이를 읽고 나면 깊은 대화를 나눈 느낌입니다.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는 주제라도, 에세이에서 읽고 나면 다르게 느껴집니다. 오랜만에 그런 에세이를 읽어서,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쓰는 에세이도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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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이 보내준 답장
지난 번 취준생의 고민을 올렸던 사연자입니다. 2년 전 23살에 혼자 첫 해외여행을 가는 데 앞서 걱정된다며 편지를 쓰기도 했습니다. (...) 소얀님에게 답장을 받은 얼마 뒤 운좋게 취업을 했습니다. 물론 제가 원하는 최종 목표의 기업은 아니지만, 목표를 위해 거쳐가야 할 필요한 경험이기 때문에 이 직장을 다니겠다고 마음 먹은게 후회되지는 않습니다.(....) 소얀님에게 사연을 올리고 답장을 받는게 부적같아요. 여행도, 취준도 너무 좋은 결과를 이끌어냅니다. 좋은 영향 주셔서 감사하다고 꼭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가끔 과월호를 뒤적이기 때문에 첫 해외여행 이야기도 기억하고 있는데 취준생 사연과 동일인이셨군요. 첫 해외 여행도, 사회생활도 함께할 수 있다니 4년 가까이 편지를 쓰고 있는 보람이 있습니다. 취업 준비의 마무리를 축하드리고, 사회 첫 발을 내딛는 걸 축하합니다. 이번주부터 출근이라 하셨는데 이번 출근길도 화이팅입니다.
(...) 깊은 수렁으로 들어갈 때 마다, 소얀님의 뉴스레터를 꺼내보곤 합니다. 소얀님의 다정함과 세심함이 제 발걸음에 힘을 더해주거든요. 주저앉은 저를 일으켜주기도 하고요. 제 발걸음이 실패나 성공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고 했잖아요. 이 생각엔 소얀님의 이야기가 더해져있답니다. 따로 이야기를 전하지 않아도 항상 늘 위로 받는 독자가 저 뿐 아니라, 퍽 많을거라고 생각해요. 이 이야기가 소얀님이 글을 쓰실 때, 조금이라도 힘을 내는 이야기가 되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뉴스레터로 계속 뵙고 싶거든요. 소얀님의 힘이 더해진 제 브랜드인 스토리콜렉터의 리브랜딩 후, 펀딩이 시작되면! 자랑하러 또 이야기 남겨도 될까요?
-> 제가 지향하는 글이 '다정한'글인데 이를 잘 실천하고 있구나 싶어 기뻤습니다. 펀딩이 3월 14일이라 하셨는데, 막바지라 바쁘시겠네요. 어떤 상품인지 궁금합니다. 펀딩 잘 마무리하시고, 어떤 제품인지 자랑하러 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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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밑줄일기는 어떠셨나요?
-사실 저는 전사 휴무가 있었던지라 월요일부터 진짜 출근인데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한숨이 나옵니다. 그래도 내일은 내일의 출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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