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지, 숨겨진 벚꽃 명소는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 숨어 있다는 걸. 오래된 아파트 단지 근처에 사는지라, 나는 벚꽃을 찾아 멀리 가기보단 동네 근처 나무들을 관찰하며 언제 꽃이 피나 기다리곤 한다.
즐겨듣는 팟캐스트 여둘톡 봄 한담편에서는 오며가며 만나는 내 나무를 정해두고, 새순이 피어나는 걸 보노라면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나는 욕심이 많아서 동네 벚나무는 세 그루를 찜해두었다. 위에 언급한 아파트 후문 앞에 한 그루, 그리고 옆 단지 아파트에 한 그루, 집앞 공원 벤치 앞에 한 그루가 있다.
벚꽃 명소를 열심히 찾아가는 것도 행복하고 좋지만, 주변에서 봄꽃을 귀신같이 찾아내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다. 생각해보면 늘 주변 벚꽃 찾기에 충실했었다.(...)
장소는 바뀌지만, 살면서 늘 주변에서 봄꽃을 열심히 찾곤 했다. 그렇게 찾은 봄꽃들을, 서투른 사진 실력으로 늘 열심히 찍어두곤 했다. 내가 찍은 사진도 글도 아름다운 풍경을 못 따라가지만, 그렇게라도 설레는 맘으로 지금 계절을 즐기고 싶으니까. 일 년 중 가장 아름답고 화사한 시간을 남겨둬야지.
1년이 사계절로 이뤄진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일까. 너무 쉽게 지나가는 시간들. 다음에, 나중에, 하는 사이 바뀌어있는 계절들. 그러니까 봄은 봄인 줄 알고, 여름은 여름인줄 알고, 좋은 시간을 보내두라고. 왜냐면 그 계절은 지금도 쉼 없이 가고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