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이 보내준 편지
지난번 편지인 못하는 일은 못하는데로의 글은 제가 올해 쓴 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이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이 제 운전면허 이야기에 다들 공감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운전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게 분명하지만 취업을 코 앞에 두고 운전면허에 도전한 이유는 저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도전하지 않아서 좋아하지 않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도 했고요. 마흔 셋 4월에도 여전히 운전은 못하고,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면허가 있다는 것, 운전에 도전해봤던 경험이 아주 큰 설명의 지점이 되더라고요. 내가 얼마나 노력해봤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내가 제일 잘 아니까 큰 소리로 운전 진짜 못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면허 일기를 솔직하게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기백만원짜리 신분증으로 끝나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고 다시 시험을 치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경과를 보고드리자면, 여담으로 저는 그 다음주에 기능을 땄고, 도로주행 교육을 받았고, 다음주가 도로주행 시험입니다. 과연 이번 시험은 몇 번이나 걸릴지 세봐야겠어요.
피하고 싶은 마음은 책임감에 대한 부담이 연관되어 있다고 보거든요 아무래도? 그래서 또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거도 보자면, 사실 저는 매년마다 그 해만의 좌우명을 만들어 살거든요 1년용이라 의지를 불태우기 좋고 부담도 덜하고 만족스럽습니다.(...) 성장하고 겪고 지나오며 이런 저런 생각도 많아지고 사실 좋은 생각 자체가 많잖아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번에 담을 필요없이 한 번씩 끊어 가져가는거죠
->편지에서 이 말을 듣고 올해의 좌우명을 떠올리려 했는데 어려웠었어요.. 일단 지금 드는 생각은 "복잡한 것은 복잡한데로" 라고 썼답니다.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문제들이 종종 저를 힘들게 하니까요.
오랜만에 들어와 밀린 글을 읽고 있어요.(....)제가 마음이 힘들고 난 뒤부터는 어느 순간 '안녕하세요'의 '안녕'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어렸을 때는 그냥 했던 인사말인데 요즘은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녕'을 바라며 지내게 됐습니다. 이게 무슨 변화일지 모르겠지만 다들 너무 치열하게 살아가는 세상이라 큰 사고 없이 나를 잘 돌보며 본인의 일상 속에서 평안함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 편지는 지난주에 보내주셨는데 저의 안녕을 빌어주셔서 새삼 감사했답니다. 가족이 아프다보니 안녕함과 평온함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가 느끼게 됩니다. 저도 독자님의 안녕을 비는 인사를 건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