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여섯시 퇴근길, 지하철에서 내내 사람들에게 치이며 퇴근하다보니 사람이 참 싫어졌습니다. 퇴근길이 지쳤기 때문일까요, 토요일도 일요일도 집 앞에 잠깐씩 산책 다녀온 것 빼고는 내리 잠만 잤던것 같습니다.
출퇴근길엔 사람들이 너무 쉽게 미워지곤 합니다.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밀고들어오는지, 왜 안 내릴거면서 문 앞에서 안 비키는지, 치고 지나가면서 사과도 안 하는지. 또 그러다가도 내가 어느 순간 빌런이었을수도 있겠다 싶어지지만요.
오늘 가져온 문장은 출퇴근길 사람들을 다시 좋아하고 싶을 때 생각해보고픈 글귀들입니다. 누군가는 지친 얼굴에 공감하기도, 디테일한 소설 한 편을 뚝딱 써내기도, 한강을 바라보는 또다른 이에게 공감하기도 하죠.
내일의 출근길은 덜 붐비시기를, 사람을 덜 미워할 수 있기를요.
그들(소얀 주: 퇴근길 지하철 동승자들)이 나만큼이나 실존적이고 승리하고 또 고통받았으며 나처럼 힘들고 풍요롭고 짧은 삶에 몰두해있다는 사실.
(중략) 오늘 밤은 운이 좋다. 낯선 사람들의 피곤하거나 어떤 생각에 빠져있는 얼굴들을 애정을 갖고 바라볼 수 있다.
-패트릭 브링어, 나는 메트로폴리탄의 경비원입니다, 153p
그럼 갑자기 이해가 스르륵 되지 않아요? (지하철 안에서) 나를 밀쳤던 그 아주머니가 굉장히 예의없고 무례하고 그런 사람이 아니라 그런 슬픔과 아픔이 있구나.(...) 이런 상상을 하면서,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라고 생각하면서 그 사람의 하루를 재구성해 본다든지, 과거는 어떤 과거를 갖고 있을까?하고 마구마구 상상하면 그 사람에 대한 분노가 사그라들어요.
-김새섬, 인생이 불운하다고 느껴질 때는 이 질문을 해보세요(최성운의 사고실험 중)
(...)주위에 나 말고 어떤 사람이 한강을 보고 있는지 살피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저와 비슷한 타이밍에 고개를 들어 잠시 지하철 차창밖 푸른 강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반갑습니다.
당신도 이 도시가 낯설어 계속 바라보고 계신가요?
-출처: 김원, 프롤로그. 오늘도 지하철을 탑니다(브런치 연재작)
PS. 다시 돌아온 저를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늦지 않았나 싶은데, 편지함에 있는 "밑줄일기"란 글자에 놀랐노라고, 다시 돌아와 줘서 반갑다는 말씀에 감사함을 표합니다.
우리 오래 봐요.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