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사치가 되어버린 것들 다시 새삼스러워진 것들 한 주 동안 마음고생 하셨습니다. 차마 나가지 못한 채 집에 계셨던 분들도, 어쩔 수 없이 불안한 마음으로 출근하셨던 분들도요. 오늘은 당연했던 것들이 사치스러워진 지금을 지나는 문장을 가져와봤습니다. 첫 번째, 여행이 떠났다 여행이 떠나고 나서야 알게되었습니다. 여행이 있던 일상의 소중함을. -아시아나 광고, 여행이 떠났다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첫 번째 문장은 8월 초에 공개된 아시아나의 광고 카피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는 보통 여행"을" 떠난다고 했는데, 여행이 처음으로 우릴 떠났다고 말하죠. 이 광고에는 이적의 당연한 것들이 배경음악으로 깔려있는데, 해당 영상 댓글에서 눈물을 훔쳤다는 내용을 많이 보았습니다. 두 번째, 커피를 마실 수 없는 마음 카페라떼 한잔은 온갖 미사여구와 상상력을 동원한 사치스러운 순간이었다. 최고의 사치스러움을 선사해주는 그 시간을 누릴 수 없는 그 어떤 마음이었다. 두 번째 문장은 브런치에 "사치"라는 단어로 검색해서 발견한 포스팅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작가님은 코로나가 퍼져가는 2월 말부터, 불안함과 혼란으로 일상에 집중할 수 없었다 합니다. 그렇게 사랑하던 라떼였음에도,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희생할 수 밖에 없었다고요. 그래야만 세상에 대한 부채감을 덜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라면 오히려 라떼에 탐닉하게 되는 사람이었을 듯 합니다만, 그럴 수 없었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작가님이 이 글을 쓴 것은 7월 말인데, 아직도 못 드시려나 싶네요. 곧 작가님이 마음 편히 라떼를 드셨으면 합니다. 가장 좋은 순간에, 편안한 마음으로 마시길 바랐던 그 마음 그대로. 세 번째, 일과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 (청년들은) 포스트 코로나 담론은 더 듣고 싶지 않다고 한다. 어차피 코로나 전이나 후나 모두 힘들 거니까 듣고 싶지 않다고 한다.(....)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사회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20대 외동이, 두동이들에게 자립과 자존은 지금 사치이다. 이번에 문장을 모아보면서, 코로나로 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보았습니다. 듣똑라의 이지상 기자는 돌봄 노동의 공백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브이로그를 찍었습니다. 한국은행 조사국에서 발표한 "봉쇄조치가 강화되면 취업자 셋 중 한 명은 일자리가 위태로워진다"는 통계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사회에 나오지 못한 세대들이 겪고 있는 위기에 대한 문장을 보았습니다. 마음 한 구석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고민이 더 작은 사람은 불평하지 말자, 는 논지는 아닙니다. 다만, 누군가의 생존과 자립이 위태로운 상황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이 문장을 들고 왔습니다. 저는 그저, 지금까지는 운이 조금 더 좋았던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번째, 예술이 사치가 된 시대 인류의 일상은 멈췄고, 예술은 사치가 된 시대다.
그럼에도 예술은 인류를 위로하는 길을 찾았고,
위기 상황 속에 존재 이유가 다시 빛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공연을 못 한다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고, 그만큼 관객과 좀더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컸죠. 전시와 공연이 당연하지 않은 시대에서 예술의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첫 번째 문장은 서울문화재단에 박성국 기자가 갈무리한 온라인 콘서트 관련 기고문에서 가져왔습니다. 온라인으로 열린 많은 콘서트들이 많은 청중들을 위로했다고요. 한편, 작은 무대를 지켜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헤아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은유 작가가 인디뮤지션 시와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에서 두 번째 문장을 발췌했습니다. 그는 '노래 속의 대화'라는 작은 공연들을 열며, 관객들을 찾아갔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가수와 관객이라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일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고 말이죠. 이번 편지와 함께 빌어볼게요 이번에 "코로나"와 "사치"라는 단어를 같이 찾아보았을 때, 체념이란 감정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존이, 자립이, 일자리가, 일상의 아주 작은 즐거움도 사치가 되어있었습니다. 돌덩이같은 현실에 대한 글과 통계를 삼키듯이 읽어보다가, 도망치다가, 현실을 직면하는 마음으로 겨우 편지를 보내봅니다.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저에게는 집에 가급적 머무르는 것, 편지를 보내는 것, 여러분의 안녕을 빌어보는 것처럼요.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오늘의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SENTENCE PICKER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