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과 독자님들이 뽑은 문장들+a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2020년 연말을 보내면서 올해의 문장을 꼽아보았습니다. 아래 피드백에 관한 답변 안내도 있으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올해의 문장(발행인) 첫 번째 문장은 한번도 문장줍기에 써본적 없지만 올해 가장 많이 되뇌였던 말이었습니다. 올해는 기분이 오락가락 할 일이 많았고 특히 화가 치밀어오를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한게 무색하게 은연중에 태도로 드러났으리라 생각하니 부끄럽네요. 두 번째 문장은 기대치를 낮추고 살아야 할때 많이 생각했습니다. 요즘 갈 수 있는 곳은 걸어다닐 수 있는 동네 이상을 못 벗어나는데 해상도를 높여 사는 것은 이제 어쩔수 없이 필수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문장은 일하는 마음 책에서 가져왔습니다. 그 당시 뿐 아니라 면접을 보고 이런저런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떠올렸습니다. 나를 어떻게 설명할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올해의 문장(독자 제보)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처음 소개 받을 때 그 사람의 학벌이나 지위, 재산 정도 따위보다도 그 사람의 귀여운 버릇이나 소탈한 일화같은 것이 오히려 그 사람을 이해하고 호감갖는 데 믿을 만한 구실을 할 때가 있다.
독자님이 이 문장을 골라주신 이유는 "구독자들이 많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밝혀주셨습니다. 이 문장을 읽었을때 어린 왕자의 구절 - “어른들은 네게 “그 애 목소리가 어떻든? 그 애는 어떤 놀이를 좋아하지? 그 에는 나비를 수집하고 있니?”라고 물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들은 “그 애가 몇 살이지? 형제는 몇이니? 몸무게는 얼마지? 그 애 아버지는 돈을 얼마나 버니?”라고 묻는다-가 떠올랐어요. 다른 이를 소개할 때 귀여운 버릇이나 일화를 인용하려면 그 사람을 오히려 잘 관찰해야 되겠네요. 저 내용을 말해주는 사람이라면 왠지 믿어도 되려나 싶습니다. Q. 당신이 생각하는 몬스터는 어떤 모습인가요? 올바름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시스템이 지닌 한계나 오류 때문에 같은 약자가 다치는 일이 생겨도 아무도 그들을 구제하지 않는 것. 그 한계와 오류를 눈앞에서 보면서도 더 큰 올바름을 위해서는 그들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지는 것. 그대로 놔두면 다음번에는 우리 자신이 그 한계와 오류 때문에 상처를 입을 테니 약간의 수고와 노력을 들여 이 문제를 개선하자고 말하는 일을 곧바로 올바름에 대한 공격이자 위해로 결론지어버리는 것(대체 왜일까?). 누군가에게 자살하라고 더 크게 소리치는 것이 더 정의로운 일이 되는 것. 더러움이 묻으니 당장 긁어내라고 소리치는 목소리을 너무 들으면 죄가 없어도 자기 몸을 긁어내 죄를 만들어 바치게 된다는 것. 가엾긴 하지만 원래 마음에 안 들었고 모두가 원하는 올바름의 형상에도 들어맞지 않으니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희생시켜도 무방한 사람들이 계속 생겨난다는 것. 이 모든 것에 대해 모두가 알지만 말하지 않고, 달리 뾰족한 방법도 생각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모두에게 두려움이라는 게 있다는 이유로 모두의 죄가 상쇄되는 것.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걸까. 조금만 더 자세히 천천히 서로를 살피면서 가면 안 될까. 제보해주신 분이 따로 덧붙여준 말이 없으셨습니다. 하지만, 문장만 읽어도 충분히 아팠습니다. 그동안 제가 이렇게 긴 문장을 인용한 적이 없었는데 문장을 줄일 수 없었습니다. 대신 가장 공감가는 구절을 진하게 표시해두었습니다. 찾아보니 몬스터라는 테마 소설집 중 한 작품인듯 한데, 사회와 약자, 희생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특히 요즘을 지나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문장이 아닌가 싶어지네요. 눈물 닦으면 다 에피소드 영혼의 노숙자는 한 개 에피소드만 들은 상태라 무슨 뜻일까 생각해보고 찾아봤습니다. 힘든 일이 있더라도 눈물 닦고 지나가면 다 내 삶의 에피소드가 된다, 라고 추정되는데, 맞게 이해했나요? 그게 맞다면 지금 힘든 일도 나중엔 가볍게 말할 수 있을 때가 올까 기대됩니다. You will continue to suffer if you have an emotional reaction to everything that is said to you. True power is sitting back and observing things with logic. True power is restraint. If words control you that means everyone else can control you. Breathe and allow things to pass. 독자님이 이 문장을 골라주신 이유는 이렇게 덧붙여주셨어요. “요즘 답답하고 일하면서도 예민하니까 저도 모르게 짜증을 많이 내더라고요. 그럴때마다 읽어야지 해놓고 저장했어요." 위 문장, 저도 그동안 워렌버핏이 한말로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출처를 알 수 없다고도 하네요. 잘 번역할 자신이 없어 문장을 요약하자면 , 일일히 사람들의 말에 날카롭게 반응하지 말고 감정을 절제하라. 정도겠네요. 제가 고른 문장인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라는 것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어려워요. 지구에는 우리와 완전히 다른, 충격적으로 다른 존재들이 수없이 많겠지. 이제 나는 상상할 수 있어. 지구로 내려간 우리는 그 다른 존재들을 만나고 많은 이들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거야. 그리고 우리는 곧 알게 되겠지. 바로 그 사랑하는 존재가 맞서는 세계를. 그 세계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비탄으로 차 있는지를. 사랑하는 이들이 억압받는 진실을. 올리브는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를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독자님이 이 문장을 골라주신 이유는 이렇게 덧붙여주셨어요. "내가 일상에서 느끼는 많은 공허함을 누군가를 또는 어떤 대상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저 페이지를 읽으면서 문득 들었어요.” 저도 올해 이 책을 굉장히 많이 추천받았습니다. 어림잡아 열 분 이상이 추천해주셨어요. 소설을 잘 보지 않아 아직 펼쳐보지 못했지만 사랑과 고통, 비탄에 대한 이 문장이 좋았습니다. 다음주엔 꼭 읽어야겠어요. 간단 문장줍기 랭킹 정리 문장줍기 최다 인용 작가: 신미경 작가(6회)/ 임경선 작가(5회) 최다 인용 작가는 신미경 작가님, 임경선 작가님입니다. 책과 인터뷰, 포스팅을 고루 인용했었습니다. 신미경 작가님의 책은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2회), 오늘도 비움, 나의 최소취향 이야기를 인용했습니다. 임경선 작가님의 책은 자유로울 것(2회), 태도에 관하여,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를 인용했습니다. 단일 최다 인용 책은 제 2대 바이블 중 하나인 일하는 마음입니다. 위의 "올해의 문장"에 꼽기도 했었죠. 일에 대한 고민이 있으면 자주 들여다봐서 그런가봅니다. 문장줍기 최다 피드백 호 20호는 제가 그동안의 논조와 다르게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제 감정을 강하게 이야기했는데, 수신거부율도 높았고 피드백도 가장 많이 받았던 호입니다(대략 7개정도). 23호는 제 브라우저 탭 개수에 피드백이 쏟아졌습니다. 탭 날린걸 안타까워하시며 탭 툴인 원탭을 소개시켜주셨는데 사실 이미 원탭도 세 번 날렸다는 슬픈 사실도 전해드립니다. 내년엔 꼭 단호하게 정리할거에요. 문장줍기 최다 클릭 호 클릭률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볼 수 있는 지표인데, 보통은 7~8%대입니다. 1000명이 열면 70명이 클릭하는 것이죠. 하지만 38호는 13.5%를 기록했고 그 중 대다수는 숨참 레터를 궁금해 하셨습니다. 그게 무조건 만원을 내야 하는 유료 뉴스레터라는 공지는 깜빡했했네요. 하지만 저는 이미 다섯편째 읽었을때 이미 3만원어치는 했다 생각합니다. Q&A 및 피드백 답변 총 49개의 피드백, 26개가 넘는 질문이 왔습니다. 가급적 아래 글에 모든 질문/피드백에 답해두었고, 글이 길어져 브런치를 빌어 남겨둡니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1)발행인은 누구인가? 출판인인가? 답:아닙니다. 서른한살 IT 기획자. 2)발행인은 책을 평소에 얼마나 읽는가? 루틴이 있는가? 답: 깃털처럼 에세이를 자주 열심히 읽습니다. 벌금 무는 책읽기 인증 모임을 합니다. 3)어떻게 주제를 정하고 문장을 설정하는가? 답: 일단 읽은 문장들과 쓰고싶은 주제들을 노션에 구겨넣고 열심히 구글링을 한다. 4)유료화할건가? 언제까지 할 건가? 답: 유료화를 생각하진 않지만 고민하는 바가 있지요! .....등등입니다. 그 외에도 스스로를 동기부여하는 법 등을 적어두었습니다. 자세한 답변은 글을 확인해주세요! 이벤트 안내합니다 41호에 공표하기로는 "당첨자 2분에게는 책 꾸러미를, 10분께는 커피 쿠폰을 드린다" 했는데 운이 좋게 41호 메일 발송 후 글담 출판사에서 책 협찬을 제안해주셨고, 22호에 소개드린 작은 기쁨 채집 생활을 5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상품을 조정해 1)책 꾸러미 3분, 2)작은 기쁨 채집생활 5분, 3)기프티콘 10분 총 18분을 선정했습니다. 좋은 피드백이 많아서 응답 시트에 줄까지 쳐가면서 눈이 빨개지도록 읽은거 아시나요. 이번 호 준비하면서 시간이 제일 많이 걸렸어요. 일단 이벤트 당첨자 분들께는 제가 편지 발송 후 일괄적으로 이메일을 드릴 예정입니다. 뉴스레터에 쓰인 이메일 주소인 sentencepicker@gmail.com으로 온 이메일을 확인해주세요. 여담으로 책 꾸러미는 아래처럼 골라봤습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채집하는 사람을 위해: 문장수집 생활(이유미) + 생각의 기쁨(유병욱) -쓰고싶은 사람을 위해: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이유미) + 심심과 열심(김신회) -필사하는 사람을 위해: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조안나)+ 조금 긴 추신을 써야겠습니다(한수희) 구독자 분들의 따뜻한 연말을 기원하며 바라며, 새해에는 42호로 돌아올게요! 문장줍기를 재밌게 읽으셨나요? SENTENCE PICKER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