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앞에서 우린 해야 할 일이 많지요. 당신에게 보내는 반짝거리는 문장들 지난주 월요일 어떤 비보를 들었습니다. 직접 만나보지 못한 이지만 일주일 내내 문득 그가 생각났습니다.일주일 내내 문득,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은 "죽음"에 대한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편지를 쓰다보니, 마치 죽음이 우리에게 내준 숙제를 알림장에 써내려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문장 긍정의 힘을 오롯이 기억해보기 클릭을 유도하는 콘텐츠는 소비하지 않는 결단력과 타인의 존엄보다 중요한 나의 알 권리따위는 없음을 인지하는 주제 파악이 필요하다(....) 나눠받은 긍정의 힘으로 또다른 멋쟁이 희극인들을 지키고 싶다. -이진송, 우리 곁을 떠난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제가 이번주 내내 떠올린 그에 대한 기사입니다. 유튜브에 생전 방송 출연 분량이 나와 그리운 마음에 클릭해보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화가 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유족이 밝히고 싶지 않아했던 사건을 굳이 [단독]이란 타이틀을 붙이고 공개하고, 그걸 베껴간 사람들이 있었죠. 사실 저는 그 기사를 굳이 클릭해버린 스스로에게 더 화가 났습니다. 이 기사는 죽음의 이유를 소비하지 않고, 그의 재능을 기억해달라 합니다. 그리고 다른 희극인들도 지켜달라고요. 그게 남은 이들의 숙제겠지요. 이를 위해 그가 갖는 의미를 "사랑하고 아끼는 예뻐하는 재능이 있었던 사람"이라고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 문장 주체적으로 살아보자는 매우 큰 야망 그렇게 얻은 침착함을 가지고 혹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생과 이 공동체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거다. 화전민이나 프리라이더가 아니라 조용히 느리게, 그러나 책임 있는 정치주체로 살아보고야 말겠다는 열정을 가져보는 거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열정이란 그 자체로 지나치게 큰 야망처럼 보인다. 두 번째 문장이 실린 이 칼럼은 동명의 책이 되어 나왔습니다. 제목을 잘 짓는 분 같아요. 이 칼럼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선득한 기분을 느꼈고, 그 이후 후속작인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이란 책도 그렇고 말이죠. 아, 추석 오지랖 퇴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도 이 분의 역작이십니다. 칼럼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오늘을 사는 사람은(....) 그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지 않았던 그 하루를 사는 것이다". 그동안 회자된 다른 명언-"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다"-을 비튼 문장이지만, 이 칼럼을 읽으니 오히려 삶과 공동체에 대해 더 무겁게 생각해보게 됩니다. 칼럼에서는 우리는 누구나 죽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주체적으로" 살아보기를 당부합니다. 하지만 그 숙제가 무척 무거움을 알고 있는 탓일까요? 칼럼의 마지막은 저렇게 뚝, 하고 끝납니다. 세 번째 문장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기억해보기 우리는 유한한 존재이고, 우리는 이런 살덩어리를 입고 걸어 다니고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제아무리 노력해도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시체에게 배워요. -김지수,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시체를 태우며 살아보니...죽음 더 얘기하고 만져져야 인터스텔라는 항상 재밌게 읽는 주말 인터뷰 기사인데요, 잘해봤자 시체가 되겠지만의 저자인 케이틀린 도티와 진행한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케이틀린 도티는 미국 장의사 유튜버입니다. 평생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가졌기에 죽음을 공부하고, 장의사가 된 사람이죠. 실제로 죽음을 매일 만지고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던지라 그 묘사가 생생합니다. 죽음을 잘 기억하고 똑바로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내주는 숙제입니다. 잘해봤자 시체만 되겠지만, 은 상당히 인상깊게 읽은 책입니다. 그래서 꼭 별도 특집 호로 구성하고 싶은 책입니다. 추상적이기보단 실제 장례 절차에 대한 묘사가 생생해 읽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제가 이 책에 대해 다루려면 각오가 필요하겠다 생각합니다 최근 발간된 후속작인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까지 읽고 만들어볼게요. 네 번째 문장 잔인하게도, 사실 끝낼 수 없는 숙제일지도요 정말 애착있게 삶을 사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러신 분들도 혼자 지내시다 보니까 갑자기 쓰러지셨을때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 참 인생 덧없다. 김새별 대표는 특수청소와 유품 정리 전문가입니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유퀴즈 온더 블록에 나온 클립에서 위와 같은 이야기를 전하는데요. 처음에 이 영상을 보았을땐 지금 가진 물건을 소중히 쓰고 정갈하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편지를 쓰며 다시 들어보니 "죽음은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드네요. 죽음은 숙제도 내주지만, 제출 기한에 자비가 없기도 합니다. 발행인의 문장 나에게 오로지 1년만 남는다면 고등학교 때, 나없는 내인생이라는 영화를 본 적 있다. 일찍 가정을 꾸리게 된 한 여자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게 된다.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삶을 정리하기로 결심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남편과 아이를 위한 새로운 사랑을 찾아주기도 한다. 영화가 끝난 뒤 영화관에서는 엽서를 나누어주었다. 그 당시에는 새로운 시기, 새로운 사랑과 가능성에 목이 말랐던 것 같다. 그때는 세계여행, 새로운 사랑 등 거창한 일들을 썼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의외로, 나는 어딘가를 떠나지 않겠다 생각했다. 지금 여기서 내 삶을 차분히 정리하고싶다. (...) 생각해보면 이걸 못 하고 죽으면 억울하다는 일은 없는 것 같다. 폴댄스 잘 추는 30대가 되고 싶고 환갑때는 샴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웃으며 말하지만 내 삶의 옵션일 뿐이다. 네 번째 문장을 쓰다보니 이전에 썼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지금도 크게 생각이 변하지 않았어요. 아, 옵션 부분은 좀 많이 바뀌었습니다. 폴댄스도 고양이도 지금은 생각이 없네요.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오늘의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SENTENCE PICKER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