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싫어하지만, 살고 싶어서 지금 몸을 오래 데리고 살고 싶어서 지난 편지에 몸에 대한 감각을 정리하면서,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감각을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있으려면, 지금의 내 몸을 오래오래 데리고 살려면 좀 더 건강해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요. 그래서 오늘은 운동하는 마음에 대한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첫 번째, 너그러움을 유지하고 싶어서 (운동은) 공정한 마음을 기르고 타인을 정확하게 사랑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다정하고 너그러울 수는 없겠지만, 그런 순간을 늘려가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운동복을 챙긴다. 이 문장을 읽으니, “다정함은 지갑과 체력에서 온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확실히, 체력이 약해지면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어려워집니다. 좋은 표정을 유지하거나, 대화에 충실히 응하려는 노력마저 귀찮거든요. 그래서 저는 저자의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타인에게 과도한 짜증을 부리려 할 때, 입은 다물고 한 바퀴 걸으면서 머리를 식히고 오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여담으로 이 책의 제목은 올해 내내 제가 하던 생각을 그대로 옮겨둔 듯했습니다. 저는 항상 운동에 대한 부채감이 있는데, 저자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운동을 시도했던 경험을 풀어놓습니다. 저자의 음성으로 직접 풀어놓는 이야기가 듣고싶다면, 팟캐스트의 '신예희의 뭐하고 사세요?'의 이 에피소드도 한번 들어보세요. 두 번째, 실패에 익숙해지기 위해 운동이나 놀이를 통해서 경험해 보는 실패는 일종의 가상현실과도 같다. 스트레스 지수는 비슷하지만, 매우 안전하면서도 얼마든지 다시 도전해 볼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저는 운동을 배울 때 동작을 못 따라하면 정말 스트레를 받습니다. 잘 하고 싶은데, 지금 내 실력은 형편없는 이 상황을 못 참겠어요. 그래서 이 문장이 말하는 바가 마음에 듭니다. 어쩌면 운동에서 느끼는 실패는 예행연습일지도 모르겠다고요. 잃을 것 없는 훈련이니, 다시 마음이 동하면 해보면 된다고요. 저자는 이런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 체력을 길렀고, 나아가 철인 삼종경기(!)를 나가기도 했습니다. 체력이 좋지 않았던 저자가 철인 삼종경기까지 도전한 이야기가 좀더 궁금하시면, 위에 소개한 책과 세바시 영상을 참고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세 번째, 어깨에 진 돌을 조절하는 마음 당장 운동을 하지 못할 이유, 정말 많다. 그런데 이유와 핑계는 다르지 않을까. 우리가 어깨에 짊어진 것이 어디 한두 가지겠는가. 그 어깨에 운동 같은 걸 하나 더 얹으려면 분명 어깨에서 내려놓아야 할 것 또한 생기기 마련이다. 뭘 내려놓아야 할지는 사람마다 어깨에 얹힌 종류와 가짓수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리고 넣고 빼기는 저마다의 몫이다. 저는 에너지 레벨이 높지 않아 일을 마치면 눕기에 급급합니다. 그래서 재택을 시작하면서 "적어도 하루에 한 번 걸으러 나가야지, 책을 다섯쪽씩 읽어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8월에 이를 지키려 노력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는 현생에 짊어진게 많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시간을 내는 것만으로도 큰 일을 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자가 이 문장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던 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책은 오랫동안 알고 있던 운동이 인권운동뿐이었던 저자가 피트니스의 세계로 입문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위에 인용한 문장 외에도 자신이 새로 배워나간 운동하는 방법을 섬세하게 묘사한 부분도 좋았습니다. 하루에 딱 1분만 해야지 글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 저는 운동하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합니다. 그래도 이번주에 화상 채팅을 통해 운동을 배우는 모임을 참가했습니다.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동작들을 겨우 버둥거리며 따라했습니다. 그리고, 화상 채팅에 의외로 그 모습을 보이는게 그닥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주말 아침에 운동을 하고 기절한 듯이 낮잠을 잤지만, 그래도 하루의 시작이 산뜻했습니다. 사실 모든 운동시설이 문을 닫은 지금, "운동"이라는게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일단 저는 하루에 1분이라도 스트레칭을 해보려 합니다. 여러분들도 조금이라도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오늘의 문장줍기는 어떠셨나요? SENTENCE PICKER |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앞둔 당신에게 드리는 사소한 편지